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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길의 지역주의 극복 민주당만 대안인가?

부산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여 여섯 번 낙선한 김정길 전 정관이 2012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였습니다. 지난 6월 24일 부산민주공원에서 있었던 김정길 전 장관 초청 블로거 간담회 세 번째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블로그 간담회 후반부에 자연스럽게 내년 선거 일정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미 대통령 선거 출마가 공식화 되었기 때문에 곧바로 대통령 후보 경선에 뛰어드는 줄 알습니다. 

그런데 김정길 전 장관은 우선 내년 봄 총선에 출마하여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에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일정을 밝혔습니다. 내년 봄 총선에 다시 출마한다면 3당 야합이후  네 번의 고배를 마신 부산에서 다섯 번째 총선출마가 되는 것입니다.

그는 민주당 출마와 관련하여 자신은 이미 부산대학교 시절 학생운동을 할 때부터 '지역주의 타파'을 내세우고 활동하였으며, 정치를 시작한 후에도 변함없이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온 힘을 쏟아붓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심지어 지난해 치뤄진 지방선거의 경우 김두관 경남지사처럼 민주당 출마를 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출마하였다면 당선되었을 수도 있지만 '소신'을 버리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실제로 주변에는 무소속 출마를 권유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으며 심지어는 민주당 내에서도 무소속 출마를 권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김정길 전 장관은 지난 6.2 지방선거에 민주당 간판으로 부산시장에 출마하여 44.6%라고 하는 놀라운 득표율을 보였지만 끝내 낙선하였습니다. 어쩌면 지난 6.2 선거 결과에 고무되었기 때문에 내년도 총선과 대선출마를 결심하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부산시장에 출마했을 때도 36.7% 밖에 못 받았는데, 20년 동안 낙선만 하던 김정길 전 장관이 44.6%를 얻었으니 고무되는 것이 정상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김정길의 지역주의 극복, 민주당 아니면 안되나?

그렇지만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김두관 경남지사의 무소속 출마와 자신의 민주당 출마를 비교하는 대목은 약간 거슬렸습니다. (관련기사 : 2010/06/03 - [세상읽기 - 지방선거] - 김두관 당선, 김영삼 3당합당 망령 사라진다 ! )

과연 영남에서 민주당 당선만이 지역주의를 넘어서는 유일한 길일까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또 거꾸로 생각해보면 정치인 김정길이 민주당 간판으로 당선만 되면 지역주의는 극복되는 것일까하는 생각도 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김정길 전 장관이 민주당 간판으로 부산시장에 당선되었다고 하더라도 하루 아침에 '지역주의 타파'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실제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길 전 장관은 낙선하였지만 부산에서 열린우리당, 민주당으로 조경태의원이 당선되었습니다. 그러나 지역주의 조경태의원의 당선이 지역주의를 타파의 씨앗이 될 것이라는 기대름 모았지만 여지껏 꽃도 피지 않고 열매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김정길 전 장관이 부산에서 민주당 간판으로 당선되면 오래된 낡은 지역주의의 크고 높은 벽에 다시 한번 거대한 충격을 주는 역사적 사건이  되기는 하겠지만, 그것만으로 벽을 무너뜨리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입니다. 지역주의는 정치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속에 뿌리 내리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주변의 권유를 받아들여 무소속으로 부산시장에 당선되었으면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훌륭한 측면돌파가 되었을 수 있었다는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민주당 간판으로 당선되는 것이 정면돌파라면 무소속 당선은 '측면돌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면돌파로 골을 넣을 수 없다면 측면돌파를 시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면돌파로는 수비수에 막혀 슈팅 기회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면 측면 돌파로 수비진영을 흔들어 놓고 득점찬스를 노려야 하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민주당을 고집하던 김정길 전 장관이 '야권연대'와 '반한나라당'이라는 지역의 요구를 받아들여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당선되었으면 오히려 장기적으로 지역주의의 벽을 허무는데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정면돌파가 안 되면 측면돌파로 골을 넣어야 하지 않을까?

많은 국민들이 안희정, 이광재(지금은 최문순), 김두관이 당선된 후 달라진 지방정치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만약 김정길 전 장관이 무소속으로 부산시장에 당선되었다면, 건국 이후 처음으로 부산에서 지방 권력이 교체되는 역사적인 일이 벌어졌을 것입니다. 

어쩌면 부산 시민들의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였다는 평가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6.2 지방선거에서 김정길에게 거는 부산시민들의 기대는 '지역주의 타파'가 아니라 이명박 정권에 대한 견제와 심판이었는데 그것을 놓친 것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민주당 대신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당선 되었다면 무소속 김정길 부산시장은 민주당 당적이 없어도 지역주의를 그복하기 위한 훨씬 다양한 노력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해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정길 전 장관과 간담회를 하고나서 지나간 부산 시장 선거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은 그가 내년 총선에 먼저 출마하겠다고 선언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변이 없는 한 그는 민주당으로 출마할 것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민주당 후보로 낙선을 거듭한 그가 새삼스럽게 당적을 버릴 이유도 없고, 후보입자에서는 대선출마까지 내다본다면 붙어도 떨어져도 민주당 출마가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판단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가 부산에서 민주당으로 당선된다면 과거에 부산에서 민주당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던 다른 후보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대선후보로서의 위상이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김정길 전 장관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 야합으로 시작된 20년 한나라당 지지가 이제 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당선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숨기지 않습니다. 심지어 후보만 잘 내고 선전하면 부산에서 5~6석, 경남에서 3~4석은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곽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하였습니다.

지난 6.2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야권이 단결하면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부산과 경남에서는 신공항문제, 저측은행 사건을 겪으면서 민심이 크게 변하였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44.6% 득표를 당선 가능한 득표로 끓어올리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12년 총선에 떨어지더라도 또 민주당?

부산시장 선거 44.5% 득표는 매우 고무적입니다만 당선되지 못했다는 사실에도 주목하여야 합니다. 결국 부산에서 김정길 전 장관을 비롯한 반한나라당 야권 후보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부산시장 선거보다 5%를 더 얻어야 하는데 이것이 민주당 간판으로는 쉬운일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만약 낙선하게 되면 어떨까요? 노무현 대통령이 2000년 총선에 부산에서 출마하였다가 다시 낙선하였을 때와 같은 일이 또 다시 벌어지게 될까요? 그래서 김정길 전 장관이 대통령 후보가 되는 기폭제로 작용할까요? 

순전히 제 생각입니다만 총선에 실패하고도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는 노무현의 기적(?)은 또 다시 재현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총선에 실패하고 대선후보로 회생할 수 있는 2년이라고 하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있었지만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곧바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장렬하게 패배하고도 기사회생할 수 있는 기회는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김정길 전 장관을 위해서도 그렇고 부산시민들을 위해서도 그렇고 또 야권연대와 개혁, 진보 세력을 위해서도 그렇고 당선 가능한 선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약하자면 민주당 간판으로도 당선될 수 있다고 판단되면 민주당을 굳이 포기할 필요가 없지만, 만약 무소속으로는 당선될 수 있지만 민주당으로는 어렵다고 판단되면 민주당 간판을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소속이면 당선될 수 있는데 민주당으로 출마하여 낙선하면 결국 한나라당에게 4년 동안 또 다시 지역주의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남에서 민주당 간판을 내리고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한나라당 후보에게 승리하는 것은 비겁한 일도 아니고 대의와 명분을 팽게치는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면돌파가 안 되면 측면돌파로라도 승리하는 선거를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김정길 전 장관은 간담회에서 "국민이 나에게 거름이 되라면 거름이 될 것이고, 나에게 가지가 되라면 가지가 될 것이고, 꽃이 되라면 꽃이 될 것이고, 열매가 되라면 열매가 될 것이지, 내 스스로 꽃이 되겠다, 열매가 되겠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김정길 전 장관은 자신을 지지하는 진보, 개혁진영의 부산시민들이 낙선하더라도 민주당으로 출마하라고 하는지, 아니면 무소속으로라도 당선되어서 MB정권과 한나라당의 오만과 독주를 막아달라고 요구하는지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민주단 간판을 버리는 경우 대통령 후보가 되는데는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거름이 되겠다는 마음이 진심이라면 민주, 개혁진영의 승리에 먼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무소속 김두관이 승리는 '지역주의 타파'라는 대의를 버린 선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김두관지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하였기 때문에 민주당만이 승리한 것이 아니라 경남에서 진보, 개혁 진영이 함께 승리할 수 있었다고 평가합니다.

만약 김정길 전 장관이 지난 6.2 선거에서 부산에서 민주당 후보로 당선되었다면 진보, 개혁 진영의 공동 승리보다는 민주당의 승리로 귀결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산과 경남에서 김두관지사와 같은 진보, 개혁 진영의 후보가 민주당 후보 대신 무소속으로 당선되는 것도 지역주의도 극복에 기여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입니다. 부산에서 민주당뿐만 아니라 진보, 개혁진영이 함께 승리하는 선택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봅니다.







Trackback 1 Comment 3
  1. 국토지킴이 2011.07.04 11:3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편가르기식 흑백적인 논리들 우리정치의 단면이면서
    전체적인 문제점이죠... 국민들을위한
    진보, 개혁진영이 함께 승리하는 선택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봅니다.
    좋은글 좋은식견 잘봤씁니다

  2. 장복산 2011.07.04 12:4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나도 지난 주말을 청도에서 보네면서 '김정길의 희망'을 읽었습니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서 아쉬움이 남는 대목들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스스로 표현한데로 어떤 결벽증같은 성격 때문에 주어진 기회를 잡지 못하는 것 같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절친한 친구이자 평생동지라고 하는 노무현이 대통령출마를 결심하고 의논할 때 한 발 뒤로 물러서는 듯 했던 대목을 나는 아직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참여정부시잘에 임명직은 절대 맏지 않갰다는 생각을 했다는 대목도 이 글의 '김정길의 지역주의 극복 민주당만 대안인가?'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3. 여강여호 2011.07.04 14:3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영남에서 민주당, 호남에서 한나라당 당선이 마치 지역감정 극복의 과정처럼 부르짖는 건
    제도권 정치인들과 제도권 언론의 또 다른 기득권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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