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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수당 모아서 대학등록금 마련하면 불법인가?

최근 보건복지부 장관과 새누리당 유력 국회의원이 2013년 3월부터 만 5세 이하 전계층에 지급되는 '양육수당'을 현금 대신 바우처로 지급하겠다고 하여 논란이 되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물밑에서 이 계획을 계속 추진 중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지난 3월 25일 보육 시설에 보내지 않는 0~5세 아이를 둔 가정에 양육수당이 10~20만원씩 현금으로 지원되었다고 하니 매우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지난주 '양육수당 바우처 지급'이 이슈가 되었을 때, 제 개인 블로그를 통해서 문제점을 지적( 2013/03/25 - [세상읽기-교육] - 꼴랑 20만원 주면서 애엄마들 범죄자 취급? )하였을 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출연하는 지역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방송을 하였습니다.

같은 주제를 다루다보니 전혀 새로운 내용으로 방송을 할 수는 없었고, 방송은 시간 제약이 있기 때문에 블로그에 포스팅하였던 내용을 줄이고 다듬어서 방송 원고를 만들었습니다. 아래는 방송 원고의 전문입니다.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방송 한 것은 아니지만 당일 방송 내용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이날 방송에서 저는 양육 수당을 받아서 '대학 등록금 마련 적금'을 들 수도 있고, 가족이 여행을 갈 수도 있는데 그런것은 절대로양육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이 방송을 진행하는 사회자께서 제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셨는지, 이 날은 좀 특별하게 방송 말미에 진행자가 진행 원고에 없었던 다음과 같은 반론을 제기하였습니다

"이게(대학 등록금 마련 적금, 여행 경비) 어차피 세금으로 충당되이 되는 걸 텐데,  대학등록금을 위한 적금을 드는데 내가 세금을 내야 되냐? 다른 가족이 여행을 가는데 또 내가 세금을 내야 되냐?? 이런 반론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갑자기 방송 끝 부분에 이렇게 다른 의견을 말하고 방송을 끝내 버렸기 때문에 반론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지요. 그래서 제 블로그를 통해서 반론을 해보면 이렇습니다. 정부의 양육수당 바우처 지급 계획의 가장 큰 문제점은 '주머니 돈이 쌈지 돈'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다르게 생각하면 내가 낸 세금으로 아이를 보육 시설에 보내지 않는 부모가 양육 수당을 받아서 대학 등록금 마련을 위한 적금을 드는 것이 불쾌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따져보면 내가 낸 세금으로 적금을 드는 것이 아닙니다.

양육수당 받아 적금 들어도 내가 낸 세금 탓하며 아까워 할 일 아니다

왜냐하면 이 부모가 정부로부터 양육 수당을 받아서 아이에게 분유도 안 사먹이고, 간식도 안 주고, 기저귀도 갈아 채우지 않고 등록금 마련 적금을 들었다면 세금으로 적금을 들었다는 주장이 가능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 부모가 양육 수당 명목으로 늘어 난 20만원(혹은 10만원)으로 적금을 붓는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정부가 주는 양수 수당 몫에 해당되는 만큼의 기저귀값, 분유 값, 간식비 같은 양육비용을 부모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학등록금이 아니라 여행 비용으로 쓴다 해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부모가 아이를 굶기거나 학대하는 경우(극소수 있겠죠. 이 분들은 양육 수당을 주던 안 주던 마찬가지 일테구요.)가 아니라면 부모가 양육 수당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따질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바우처 지급은 아무런 장점도 없어면서 아이를 직접 키우는 부모들을 매우 불편하게 하는 일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대신 바우처를 취급하는 특정 금융 기관은 큰 특혜를 누리게 될 것이고, 특정 금융기관을 지정하는 권한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로비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마트에 가서 장을 보면서 기저귀와 분유와 아이 간식은 '바우처 카드'로 계산하고, 다른 반찬과 생필품은 현금이나 일반 카드로 계산하는 번거로움만 생긴다는 것입니다. 또 마트에서 산 물건 중에서 분유만 바우처 결재가 가능하도록 할 것인지, 과자와 우유 혹은 과일은 바우처 결재가 가능하도록 할 것인지 아니면 불가능하도록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도 어려운 일입니다.

대학등록금 뿐만 아니라 가족 여행도 마찬가지입니다. 0세 아이를 데리고 가족 여행을 간다면 그게 무슨 양육비냐고 따질 수도 있겠지만, 만 5세(7세) 아이를 데리고 여행을 가는 것은 누구도 양육 비용이 아니라고 할 수 없습니다. 7세 아이들을 데리고 놀이공원에 가거나 고궁에 가는 것은 다 양육비용이라고 봐야 하니까요.

아이 데리고 놀이동산 가는 것도 양육 비용 맞다

자 그럼 만 5세 아이를 데리로 놀이공원에 가는 것은 양육 비용이라고 한다면, 4세 아이가 놀이공원에 가는 것은 뭘까요? 3세 아이가 놀이 공원에 가는 것은 양육 비용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처럼 양육수당을 바우처로 지급하게 되면 양육비용과 일반 가계 생활비의 경계를 나누는 것이 정말 어렵고 복잡한 일이 될 것 입니다. 왜 이런 중요하지 않은 일에 행정력을 낭비하려는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정부가 주는 양육수당으로 '대학등록금'을 마련하든, 가족 여행을 가든 정부가 관여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아울러 아이가 없어서 내가 낸 세금으로 양육수당 주는 것이 싫다는 분들에게도 한 마디 하겠습니다.

내가 낸 세금으로 조카가 양육 수당을 받고, 내가 낸 세금으로 먼저 결혼한 친구 아이가 양육 수당을 받습니다. 양육 수당은 국가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미래 세대를 양육하는 책임을 분담하는 것입니다.

정말 억울화면 죽겠으면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시기 바랍니다. 정부가 양육수당을 도입한 취지 중에 하나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니 미혼인 젊은 직장인들이 세금 내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을 한다면 정책이 성공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1> 오늘은 어떤 얘기를 나눠볼까요?

신임보건복지부 장관과 새누리당 유력 국회의원이 이번 달 부터 0~5세 영유아를 둔 부모들에게 지급하는 20만원~10만원의 양육수당을 현금 대신 바우처로 지급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정부의 양육수당 바우처 지급의 문제점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겨우 1년 전의 일입니다만, 2012년 3월부터 급작스럽게 0~2세와 만 5세 영유아 무상보육 정책이 실시되어 엄청난 혼란이 있었습니다. 혼란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였는데, 만 3~4세 유아가 무상보육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것과 정부가 보육시설에 다니는 아이들만 지원 하고, 엄마가 키우는 아이들은 지원하지 않은 탓이었습니다.

실제로 정부가 보육시설에 다니는 아이들만 지원하자 엄마가 돌보던 아이들이 2012년 3월부터 한꺼번에 보육시설에 몰리면서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른바 보육대란이 일어났습니다.

그러자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9월 보육대란을 막는 개선책을 마련한다고 하면서 3월부터 실시한 무상보육을 후퇴시키는 차등 지원 계획을 내놓았지만, 여론의 극심한 반대와 더불어 박근혜 대통령이 0~5세 무상보육 확대 실시와 전면적인 양육수당 지원을 대선 공약으로 채택하면서 당시 보건복지부의 엉터리 무상보육 개편안은 모두 폐기되었습니다.

2> 그런데 최근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현금 지급하는 양육 수당을 바우처로 변경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서 논란이 되고 있어요?

그렇습니다. 지난 20일 개최된 '여성가족 국정과제 실천방안 토론회'에서도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이 "양육수당을 현금으로 주지 않고 조만간 대체 지급수단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참으로 한심한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유럽의 복지 선진국처럼 50~100만원 양육수당을 지급하는 것도 아니고 0세 20만원, 1세 15만원, 2~5세 각 10만원이 전부입니다.

2012년까지 일부 저소득층에게만 지원되던 양육수당이 이번 달부터 만 5세 이하 전 연령으로 확대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저 출산 문제를 풀기 위한 정부 지원으로는 많이 부족한 금액입니다.

20만원으로는 0세 아이들의 분유값, 기저귀값으로도 턱없이 부족한 금액입니다. 뿐만 아니라 보육시설에 다니는 아이들과 비교하면 가정 양육을 하는 아이들에게 지원하는 양육수당은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겨우 10~20만원을 지원하면서 보건복지부 관료들은 부모들이 양육 수당을 다른 용도로 사용할까봐 걱정이 태산인 모양입니다.

3> 아이들을 위해 써야 하는 양육수당이 생계비나 사교육비 등 다른 용도로 쓰일까봐 우려하는 것 같더라구요?

맞습니다. 관료들은 0~5세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양육수당을 받아서 기저귀나 분유를 안 사고 쌀을 사거나 자동차주유를 하거나 미술학원에 보낼까봐 걱정하는 것이지요.

고위 관료들의 눈에는 0~5세 아이들 둔 부모들이 정부지원금을 빼돌려 다른 용도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잠재적 범죄자' 집단으로 보이는 모양입니다.

모유 수유를 하는 어떤 엄마가 양육수당을 받아서 분유를 사는 대신에 쌀과 고기를 사서 먹고 모유수유를 하 면 정부가 지원하는 양육수당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범죄일까요?

아니면 양육수당 20만원을 받아서 아이를 병원에도 데리고 다니고, 주말에 가족 나들이를 하는 기름 값으로 사용하면 양육수당을 빼돌리는 범죄인가요?

제 소견으로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이 가정마다 지출되는 양육수당을 가정의 생계비와 구분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부모들이 보육시설에 지급해야 하는 정부지원금을 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기지 않고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 때문에 '바우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면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가정 양육을 지원화기 위한 양육수당에 정부가 용도를 지정하여 바우처로 지원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4> 사실 분유값이나 기저귀값 외에도 각 가정마다 아이들을 위해 쓰는 돈이 많지 않습니까?

네, 양육 수당을 받은 부모들은 아이의 대학등록금 마련을 위하여 저축을 하거나 적금을 들 수도 있고, 가족들이 여행을 할 수도 있습니다.

양육 수당을 받아서 가족 여행을 떠나면 양육비가 아니라고 누가 단정 지을 수 있다는 말입니까? 양육수당을 바우처로 지원하게 된다면 결국 양육 바우처를 취급하는 특정 금융기관(신용카드 회사)에 수백 억원을 예치하는 특혜를 주는 것 밖에는 아무런 장점이 없습니다.

양육수당을 받아쓰는 부모들을 불편하게 하는 대신에 특정 금융기관은 특별한 이익을 얻게 될 것입니다. 양육수당을 받을 예정인 부모들은 국민들을 의심하지 말고 매달 수백만원씩 받아 챙기는 국회의원의 세비나 고위 관료들의 업무추진비부터 ‘바우처’로 지급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쥐꼬리만큼 주는 양육수당에 사용 용도를 제한하는 꼬리표를 달겠다는 발상을 당장 집어치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막대한 정부 예산을 지원하고도 대통령부터 일선 담당 공무원까지 모두가 욕을 먹을 수 있는 이런 계획을 당장 그만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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