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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형 사태 시민단체 왜 침묵할까?

진보정치의 1번지라고 하는 창원을 재선 국회의원인 권영길 의원이 진보통합을 위하여 19대 국회의원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하였습니다.

이른바 손석형 사태는,  창원을 후보 발굴을 하는 과정에서 경남도의원이었던 손석형 전의원이 도의원 직을 사퇴하고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기로 하면서 비롯된 일련의 사건을 말합니다.

손석형 전의원은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권리일 뿐만 아니라 당원들이 직접 자신을 후보로 선출하였기 때문에 도의원을 중도 사퇴하고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는 것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손석형 전의원의 국회의원 출마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측은 손 전의원이 도의원으로 당선 될 당시 국회의원 출마를 위하여 한나라당 후보가 사퇴한 지역에서 중도사퇴의 문제점을 부각시켜 당선되었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아울러 이번 4.11 총선에서도 순천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는 통합진보당이 시장 등을 중도에 사퇴하고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것이 부당하다면 적극적인 문제제기를 하는 중이기도 합니다.

지역구 유권자들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라는 지적과 아울러 적지 않은 보궐선거 비용을 지방정부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중도사퇴하는 시장이나 시, 도의원에게 선거비용을 부담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른바 손석형 사태는 대략 이렇게 요약할 수 있습니다. 제가 글을 쓰게 된 것은 이른바 손석형 사태에 대하여 시민단체들이 왜 침묵을 지키는가 하는 변명(?)을 좀 해보려는 이유입니다. 지난 설 연휴 전 블로그 모임에서 시민단체가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길래 개인적인 입장이라도 밝혀보겠다고 하였기 때문입니다.



지역에서 함께 블로그 활동을 하는 김훤주 기자가 '시민사회단체가 설 땅은 어디인가?'라는 포스팅을 통해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2008년 한나라당 단체장과 도의원들이 중도사퇴 할 때는 '공천배제, 선거비용 보전, 행정낭비' 등을 비판해놓고, 이번에 이른바 진보정당 후보가 도의원을 중도 사퇴하는데는 침묵하고 있다는 지적을 하였습니다.

관련기사 - 시민사회단체가 설 땅은 어디인가?

김훤주 기자는 2008년 2월 12일에는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의 명명백백한 공천 심사를 기대한다"는 논평을 낸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2008년 3월 21일 당시 총선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한 단체장과 광역의원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였던 경남 지역 12개 시민사회단체들이 왜 지금은 침묵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꽤 시간이 지났지만 이들 단체에 속해 있는 누구도 공개적으로 왜 침묵하고 있는지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저는 2008년 2월 12일에 논평을 낸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에 속해 있는 단체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를 대표하거나 혹은 대표해서 입장을 밝힐 만한 처지에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저라도 제가 생각하는 만큼이라도 답을 한 번 해보려고 합니다. 아울러 2008년 3월 21일 기자회견을 했던 12개 시민사회단체들과는 아무 관련이 없고, 제가 뭐라고 이야기를 꺼낼 입장도 아님을 미리 밝혀둡니다.

우선, 단체 연대활동의 특성을 하나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2008년 당시에는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확한 사정은 모릅니다만,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처음 만들어질 때 사무국장을 노릇을 한 경험이 좀 있습니다.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이름 그대로 '회의체' 수준입니다. 이런 민감한 사안과 관련하여 입장을 밝힐 때는 대체로적극적인 문제의식을 가진 단체가 먼저 제안을 하고, 반대하는 단체가 없으면 제안 단체가 입장을 정리하여 회람 한 후에 언론을 통해 밝히는 방식입니다.

단체들이 입장을 밝힐 때 가장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경우에는 대표자들이 모여서 기자회견 형식으로 발표합니다. 조금 수위를 낮추는 경우에는 이른바 성명서를 냅니다. 성명서 보다도 더 수위를 낮추는 경우 '논평'이라는 형식으로 특정 사안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것입니다.

그럼 이번 손석형 사태에는 왜 침묵하였는가? 첫번 째는 이른바 손석형 사태에 대하여 입장을 밝히자고 제안한 단체가 하나도 없었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입장을 밝히자고 제안한 단체가 있었지만, 반대하는 단체 혹은 입장을 유보하는 단체가 있었을 수 있습니다.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느슨한 연대조직이기 때문에 입장을 밝히기를 거부하는 단체가 있거나 혹은 입장을 유보하는 단체가 있는 경우 공개적인 입장표명이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정확하게 사무국을 통해 확인해 본 것은 아니지만, 제 판단으로는 입장을 밝히자고 제안한 단체가 하나도 없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연대운동에는 늘 20:80법칙이 작용합니다. 모든 단체가 똑같이 역할과 책임을 분담하는 것이 아니라 단체의 사정과 형편에 맞춰 연대활동에 참여하는 역할과 책임을 다르게 하며, 대체로 적극성을 띤 20%단체가 활동을 주도적으로 끌어갑니다.

그렇다면 왜 모두가 침묵하였는가? 여기에는 2008년과는 좀 더 다른 복잡한 사정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죄송하게도 사실 관계 확인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에 속해 있는 단체들 중에 정치적 사안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단체들이 중립적인 입장이 아니었던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2008년만 하더라도 지금과 달리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에 속한 단체들은 ' 시민운동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었습니다.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당과 소속 정치인에 대하여 중립적 입장에서 비판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웠습니다.

그런데 불과 4년 세월이 지난 지금은 많은 연대회의 소속 단체들이 이른바 야권연대에 직,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단체가 조직적으로 결의하고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민주통합당의 한 축을 이루는 시민사회세력들이 만든 혁신과 통합 그리고 페이퍼 정당이었던 '시민통합당'에 참여한 인사들도 있었습니다.

짐작컨대 '야권연대'라는 큰 목표 때문에 이른바 시민통합당 혹은 시민통합당의 탄생에 적극적을 참여한 시민단체 인사들이 야권연대의 다른 중심 축인 '통합진보당' 문제에 대하여 왈가왈부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른바 '진보정치권' 내부적으로 잘 정리되어야 한다 혹은 잘 정리될 것으로 기대하였을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반대로 지난 4년 사이에 소속 단체의 대표 혹은 전 대표들이 특정 정당의 공천을 받아 시, 도의원이 된 경우도 있습니다.(경남연대회의는 소속단체의 정치 활동을 강제할 수 있는 강고한 연대조직이 아닙니다.)  이렇게 4년 전에 비하여 동일한 사안에 대하여 동일한 목소리를 낼 수 없을 만큼 내부적인 사정이 달라진 측면이 있는 것이지요.

사정이 이렇다보니 2008년 처럼 정치 중립적인 처지에서 입장을 밝히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짐작됩니다. 또 일부 인사들은 진보진영의 후보단일화 논의에도 참여하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손석형 후보가 포함된 진보진영의 후보단일화 논의 과정에 참여하였다가 단일화 논의가 중단되어 있는 상황에서 내부 논의에 참여하다가 외부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기 곤란한 측면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짐작하는 사정은 이렇습니다. 제가 짐작하는 사정을 쭉 늘어놓고 보아도 2008년에는 목소리를 높여놓고, 지금은 침묵하고 있는 이유를 다른 사람들이 납득할 만큼 충분히 설명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시민운동에 몸담고 있는 일원으로서 이러저러한 사정은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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