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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 의대생을 추첨으로 뽑는 나라, 네덜란드

"모두가 학문을 연구하러 대학에 가면 누가 집을 짓고 빵을 만드나?"는 것이 국민 대부분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네덜란드 사람들 생각입니다.

 

"집을 짓고 빵을 만드는 사람도 일단 대학은 나오고 봐야 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각입니다.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살더라도 일단 대학은 나오고 봐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은 2011년 기준 72.5%로 세계 최고 수준임이 분명합니다, 반면 2008년 기준으로 25세에서 34세 사이의 네덜란드 국민 중 대학교육을 받은 사람은 15%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네덜란드는 학비는 무상이며 책값도 정부가 전부 지원해주기 때문에 적어도 돈이 없어 공부를 포기하는 일은 없는 나라이지만 국민 대부분은 대학에 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의외로 매우 쉽고 간단합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대부분 원하는 직업을 가지고 행복하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 대학에 가면 집은 누가 짓고 빵은 누가 만드나?

 

실제로 네덜란드 대학은 학문연구중심대학, 상위 직업전문대, 중하위 직업전문대로 나뉘어 있고, 중하위 직업전문대 출신들이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지만 소득에 따른 누진세율이 높게 적용되기 때문에 실질소득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네덜란드의 경우 교육, 주거, 의료 같은 기본적인 복지가 제공되기 때문에 직업교육만 받아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어 억지로 공부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역량과 적성에 맞는 직업을 갖도록 돕는 것이 전부라는 겁니다.

 

또 유동적인 학제와 편입제도가 있어 상위 대학으로 진학하고 싶으면 편입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 하고 있답니다. 기술교육을 선택하였더라도 나중에 공부를 더 하겠다고 하면 언제든지 균등한 기회가 보장된다는 것입니다.

 

과외도 없고 학원도 없으며 자율학습도 책가방도 없는 네덜란드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우리나라 아이들보다 훨씬 더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친구들과 어울려 축구를 하며 뒹굴거나, 친구의 생일파티에 쫓겨 다니며 웃고 떠들기 바빴다. 코트에 나가 테니스를 치고, 동네에서 자전거를 타고 집 근처 강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아이들은 하루해가 너무 짧다고 투정을 부릴 만큼 놀기에 정신이 없었다."

 

네덜란드 아이들의 평범한 일상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우리나라 부모와 교사들은 공부를 열심히 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가르치는데, 네덜란드는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겁니다.

 

공부 열심히 안 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아울러 핀란드, 노르웨이, 독일 등 다른 유럽 교육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네덜란드 역시 조기 교육에 매달리지 않습니다. 글자를 일찍 깨우치면 상상력이나 창의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초등학교에 가서야 글자를 익힙니다.

 

독일과 마찬가지로 공부 잘하는 아이는 월반이 가능하고 공부를 못하는 아이는 유급을 시키며 유급을 시키는 것은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성적이 부진한 아이들에게 더 많은 교육적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이지요.

 

예컨대 구구단을 그냥 암기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곱셈의 원리를 가르치기 때문에 구구단을 무려 2년 동안 배운다고 합니다. 비영어권 국민중 가장 영어를 잘 하는 나라로 꼽히지만, 초등 5학년이 되어야 영어를 시작하고 영어전담 교사가 아닌 담임에게 인사말 정도를 배우는 것으로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는 학교 교육을 통해 장래의 직업과 진로를 찾아가는 네덜란드의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육과정이 상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정말 획기적이고 기발한 것은 대학 인기학과에 대한 추첨제도입니다.

 

"네덜란드 역시 의,치의예과, 법학과 등 일부 학과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수험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의사, 변호사 등은 네덜란드에서도 선호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지원자가 많고 경쟁이 심한 학과의 학생 선발 문제는 성적순으로 뽑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일 것이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그렇게 간단한 방법을 두고 추첨이라는 다소 색다른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저자는 다소 색다른 제도라고 하였지만 정말 예측과 상상이 불가능한 제도입니다. 성적순서가 아니라 추첨으로 인기학과를 결정한다는 것은 우리 상식으로 이해는 고사하고 상상도 하기 어려운 제도입니다.

 

의대생, 치대생 추첨해서 뽑는다

 

그런데 엄격한 유급제도로 성적을 관리하는 네덜란드에서는 인문계중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학과에 입학 할 자격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추첨제를 시행한다는 것입니다. 성적을 완전히 무시하지 않고 성적에 따라 차등하여 추첨인원을 정하는 것도 합리적인 제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흔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히딩크의 나라로 잘 알려진 네덜란드는 경제 강국이자 복지선진국입니다. 네덜란드는 만 4세부터 16세에 이르는 초 중고등학교 교육을 의무교육으로 정하고 있는데, 책값, 준비물 같은 모든 것을 학교에서 지급해준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먹는 점심 밥값을 정부가 부담하자는 것을 복지 포퓰리즘으로 몰아세우는 나라와는 완전히 수준이 다른 나라이지요. 저자는 네덜란드에서 세 아이를 키웠는데, 초등학교 무렵에 피아노, 키보드, 바이올린을 가르쳤다고 합니다. 가난한 유학생이 이렇게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었던 것은 연간 수업료가 20만 원 정도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네덜란드 부모들이 자녀 교육비 때문에 고민하지 않는 것은 의무교육뿐만 아니라 대학교육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정부에서 대학생이면 누구에게나 학자금을 최저금리로 대출해주고, 상환은 졸업 후에도 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네덜란드 정부는 대학생들에게 '공부지원금을 준다. 지원금액은 부모이 소득에 따라 차등이 있는데, 매달 최소 30만원에서 최대 9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대학에 다니면 등록금 외에도 책값을 비롯해 방세 등 적지 않은 생활비를 정부가 지원하며 학생 개인 통장으로 4년 간 지급된다는 것입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유럽은 교통비가 아주 비싼 편인데 대학생은 대중교통을 무료로 탈 수 있고, 월세와 의료보험료도 지원받는다고 합니다.

 

외국인도 차별없는 네덜란드 복지혜택

 

또 한편 놀라운 것은 이런 교육 혜택과 다른 복지혜택을 외국인도 차별 없이 똑같이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네덜란드의 기본적인 복지 수준은 우리가 아무리 월드컵 4강 신화를 자랑해도 도저히 쫓아 갈 수 없는 FIFA 순위처럼 큰 차이가 납니다.

 

"1999년 당시 네덜란드 정부가 우리부부에게 지급한 돈은 약 2000길더(300만원)였다. 이 금액은 산후조리를 위해 2주 동안 온종일 사람을 써도 충분할 만큼 적지 않은 액수였다."

 

"네덜란드에서는 산후조리비 이외에도 양육비가 복지혜택에 포함된다......석 달마다 700~800유로9120~130만 원)가 나왔는데, 우리 같은 유학생 부부에겐 엄청나게 큰돈이었다."

 

"맞벌이 부부는 물론 학생 부부에게도 국가와 회사에서 자녀 위탁 비용을 지원해준다는 것이었다. 덕분에 우리 부부는 한 달에 고작 50유로(7만 5000원)정도만 내고 아이를 사립 유아원에 맡길 수 있었다."

 

네덜란드의 공립 유아원은 무료이지만 사립 유아원의 경우 월 960유로(약 150만원)나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금액의 80% 이상을 '아동위탁지원금'으로 국가가 지원해준다는 것입니다. 유아뿐만 아니라 4세 이상 12세 미만의 아이들까지 지원된다고 합니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로 국가적 위기를 걱정하는 우리나라 정책담당자들이 네덜란드를 사례를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두 아이를 키운 경험을 담은 <공교육 천국 네덜란드>는 유학길에 오른 남편과 함께 네덜란드에 가서 두 아이를 키운 저자 정현숙의 생생한 체험담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저자의 직접 경험이기 때문에 매우 구체적이고 생생하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는 공교육 천국인 네덜란드에서 공부 할 수 있는 방법(네덜란드 유학 등)도 비교적 상세히 알려줍니다. 관련 기관의 웹사이트 주소 등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에서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에게는 실용적인 길잡이가 될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공교육 천국 네덜란드>를 읽는 동안 한병철 교수가 쓴 <피로사회>를 함께 읽으며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은 생각이 있습니다. 너무 열심히 살지 않아도 국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 그런 나라가 진짜 선진국 아닐까요?

 

 

 

공교육 천국 네덜란드 - 10점
정현숙 지음/한울(한울아카데미)

 

 







Trackback 2 Comment 7
  1. 새끼늑대 2012.05.31 12:5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역시 잘 사는 나라는 다르네요.

    투명한 정치와 누진세의 마법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낸것 같네요.

    우리나라는 29만원 전두환, bbk다스 실소유의심? 이명박, 육영 정수장학회 내껀 아니라는 박그네....

    아무튼 가서 살고 싶지만 우리나라처럼 외노자들 마구 받아 줄것 같지는 않겠죠?

    • 이윤기 2012.06.01 10:15 신고 address edit & del

      네...저도 북유럽으로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습니다.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부러운 나라들이더군요.

      잘 살아서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이렇게 하니까 잘 사는 나라가 된 건 아닐까요?

  2. 하모니 2012.06.01 09: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니 아이들이 적성이나 희망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추첨으로 한다고요?
    아이들을 개무시하는 너무나 무식~ 무식~ 한 제도 인듯 합니다.

    • 이윤기 2012.06.01 10:13 신고 address edit & del

      ㅋㅋㅋ 본문은 읽지 않으셨군요?

      본문에 보면 적성과 희망을 고려하여 법대, 의대생을 지원한 아이들 중에서 추첨으로 뽑는다고 되어 있습니다.

    • 하모니 2012.06.11 17:52 신고 address edit & del

      본문 충분히 읽고 쓴 겁니다.

      법대 의대에 지원한 아이들 중에서
      적성과 희망이 가장 높은 아이를 잘 골라내서 선정해야하지 않을까요?

      게중에는 잘 모르고 지원한 애도 있을 거이요

      적성에 안맞는 지도 모르고 지원한 애도 있을 거이요,

      부모의 강요에 의해 지원한 애도 있을 겁니다.

      분명 다양한 아이들이 지원했을텐데.. 아이들을 싹~ 무시하고 추첨으로 뽑는다?????

      지원했다고 희망과 적성에 문제 없다고 여기는거야 말로 교육부 공무원의 편견과 무사안일 정신이 아닐까요?

    • 이윤기 2012.06.12 10:47 신고 address edit & del

      이 나라 교육제도와 입시제도를 들여다보면 그걸 가능성이 매우낮습니다. 성적보다는 적성에 따라서 고등교육을 선택하고...80%는 아예 대학을 가지 않습니다. 학문연구중심대학을 선택하는 아이들은 대체로 자신의 적성에 따라 선택했다고 봐야합니다. 우리나라처럼 부모의 강요에 의한 지원도 많지 않습니다.

  3. R.d 2012.06.01 16:1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 나라는 너무 비정상적이고 국민 말살적이야.
    이런 나라가 언제까지 존속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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