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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종 열사 죽음은 정치적 항거

12월 31일 오후 서울역앞 고가도로에서 고 이남종 열사가 '박근혜 사퇴, 특검 실시"라고 쓴 현수막을 내걸고 몸을 불살랐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연말 연예대상 시상식에 쏠려있었고, 마치 준비하고 있었던 것처럼 유명 연예인의 열애설이 터져나왔습니다.  


병원으로 옮겨진 그가 끝내 숨을 거두었을 때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해맞이에 여념이 없었고, 새해 둘째 날 출근한 사무실에서도 유명연예인의 열애 이야기만이 화제가 되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남종 열사의 죽음을 폄훼하고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은 것은 경찰과 언론이었습니다. 경찰은 그의 죽음을 "경제적 어려움, 어머니의 병환"등으로 왜곡하였고, 마치 개인적인 문제로 삶을 비관하여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호도하였습니다. 




하지만 경제적인 문제로 삶을 비관하여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분신'이라는 방법을 선택하지는 않습니다. 분신은 자신의 죽음을 가장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하여 선택하는 방법이고, 누군가를 향하여 자신의 요구를 분명히 알리는 선택입니다. 


전태일 열사를 비롯하여 국민의 기본권과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자신의 몸을 불사른 많은 죽음들이 그러하였습니다. 나중에 인터넷을 통해 확인한 그의 유서 전문을 보면 그의 분신이 정치적 항거였다는 것이 명백합니다. 


"박근혜 정부는 총칼없이 이룬 자유민주주의를 말하며 자유민주주의를 전복한 쿠데타 정부입니다."


"만은 국민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공권력의 대선개입은 고의든 미필적고의든 개인적 일탈이든 책임져야 할 분은 박근혜 대통령입니다."




유서에 담긴 내용을 보면 그의 죽음은 결코 경제적 어려움을 비관한 죽음이 아닙니다. 그의 삶이 경제적으로 궁핍하였는지는 모르지만, 그가 몸을 불사르며 외친 요구는 "박근혜 사퇴, 특검 실시"였습니다. 그는 목숨을 던져 정치적 저항을 한 것이지 경제적 궁핍 때문에 삶을 비관하여 자살한 것이 아닙니다. 


아울러 더욱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이 그의 외침이 박근혜를 향한 것만은 아니었다는 겁니다. 유서 말미에 그는 자신이 동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향하여 '일어나라'고 외쳤습니다. 쥐꼬리 만큼 가진 기득권에 안주하지 말고 두려움을 떨치고 싸우자는 것입니다. 


"보이지 않으나 체감하는 공포와 결핍을 가져가도록 허락해주십시오"

"두려움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일어나십시오."


두려워하지 말고 일어나라는 것이 살아 있는 자들에게 남긴 마지막 당부입니다. 현대사를 돌아보면 국민의 기본권과 민주주의를 이룩하기 위하여 이미 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다 기억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몸을 불살라 항거하였습니다. 


또 다시 이런 불행한 일이 닥친 현실이 참답합니다. 그의 유서를 읽으며 살아남은 자로서 역사적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주에서 밀양에서 서울에서 한 겨울 추위보다 더 냉엄한 권력에 맞서서 싸우는 사람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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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3
  1. 2014.01.03 15:0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이주희 2014.02.05 17:4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고인의명복을빕니다

  3. 고종남 2014.04.23 23:2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죽음으로 국민에게 전하려는 국가에 대한 미래와 염원을 우리가 대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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