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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의 고래고기는 어떻게 잡았을까?

지난 2월 다녀 온 포항 여행, 마지막 포스팅입니다. 전국에 흩어진 친구들이 토요일 밤에 포항에 모여 죽도 시장에서 비싼(?) 대게를 먹었지만 포만감이 들지 않아 아쉬움을 달래러 북부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고래고기집으로 갔습니다.

 

고래를 잡는 것이 불법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포항에는 고래고기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식당이 여럿 있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갔던 식당도 체인점이었는지 '북부점'이라고 되어 있더군요. 남부 혹은 동부나 서부에도 지점이 있으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포항 사는 친구는 이 식당에서 여러 번 고래고기를 먹어보았다고 하더군요. 저는 고래고기를 제대로 먹어 본 것은 이날이 처음입니다. 언젠가 술자리에서 고래고기 1~2점을 맛을 기억이 있기는 하지만 '고기 맛'에 대한 기억도 없고 이번 처럼 한 접시를 차려 놓고 먹어 본 것은 난생처음입니다.

 

 

 

처음 제대로 먹어 본 고래고기 맛은 첫째는 이질감이었습니다. 전혀 익숙하지 않은 맛 때문에 쉽게 다른 맛과 비교하기가 힘들더군요. 접시를 보면 부위별로 여러 종류의 고래고기가 담겨 있습니다.

 

먼저 육회는 양념맛이 강해서 고기맛을 별로 느낄 수 없었습니다. 돼지고기 수육처럼 살코기와 지방이 골고루 섞여있는 사진의 아랫쪽에 있는 부위가 가장 먹을만 하더군요.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고래고기가 아주 특별히 맛이 좋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호기심에 한 번 먹어 봤을 뿐 "다음에 또 먹고 싶다"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육회로 나온 붉은 살코기는 소고기 육회 느낌이 들었지만, 막상 먹어보니 좀 '밍밍한' 맛 이었습니다.

 

대부분 고래고기에 익숙하지 않은 친구들이었지만 테이블 마다 4명이서 한 접시(중)를 깔끔하게 해치웠습니다. 죽도시장에서 대게 한 마리씩 먹고 게딱지에 밥도 비벼 먹고 갔지만, 고래고기도 제법 먹을 만 했던 모양입니다.

 

고래 고기 맛은 부위별로 달라서 딱히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떤 친구는 "소고기와 생선회가 뒤섞인 맛"이라고 하였고, 어떤 친구는 "닭가슴살과 생선회"가 뒤섞인 맛이라고 평가하더군요. 아무튼 고래가 새끼를 낳는 포유류에 속하기 때문이겠지만, 고기 맛도 육류에 가까운 것은 분명하였습니다.

고래고기를 접시를 비울 때쯤 고래고기 국밥이 두 사람 앞에 한 그릇씩 나왔습니다. 특별히 확 땡기는 맛은 없었습니다. 일부러 고래고기 국밥을 먹으러 다닐 일은 없을 것 같고, 식량이 부족하여 먹을 것이 없다면 고래고기도 먹을 수 있겠다싶은 정도라고 할까요.



고래를 잡는 '포경'이 불법으로 되어 있는데도, 고래고기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식당들은 성업중이라고 하였습니다. 포경선을 타고 고래를 잡는 것은 불법이지만, 다른 고깃배의 그물에 걸려오는 고래를 잡는 것은 불법이 아니라더군요.

 

납득하기 좀 어려운 것은 다른 고깃배의 그물에 우연히 걸리는 고래가 여러 식당에 식재료로 공급될 만큼 양이 충분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한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혹시 고래를 잡아서 그물에 몰래 담아 오는 것 아닐까?" 하는 의심이었습니다.

 

소, 돼지, 닭, 오리 등 육지에서 사는 발 달린 짐승의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는데, 이번에 고래고기를 먹어보니 육지에 사는 짐승 고기와 맛이 참 비슷하더군요. 아마 앞으로 사는 동안 고래고기를 다시 먹을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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