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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원 선거 교육감 선거처럼 바꾸자 !

2014년 지방선거, 이른바 선거 전문가들 중 다수는 누구도 이기지 못한 선거라고 평가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승리해야 하는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했으니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이 승리한 선거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다음 선거를 내다보면 선거 결과를 놓고 누가 이겼다, 누가 졌다를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거가 공정한 룰에 따라 치뤄진 것이 맞는지 따져보는 것도 승패에 대한 평가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보면 '교육감 선거'를 빼고 나면 여전히 선거 룰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납니다. 광역단체장 선거나 기초단체장 선거, 광역의원 선거도 모두 기호 1번과 2번의 프리미엄이 있었지만, 특히 심각한 결과를 확인 할 수 있는 선거가 바로 시, 군, 구의원을 뽑는 기초의원 선거입니다. 




경남 1-가 96% 당선,  2-가 85% 당선


여기서부터 인용하는 지방선거 결과 분석 자료는 모두 페친 조현근(블로거 펜저의 국방여행)님이 페이스북에 올린 자료를 인용합니다. 조현근님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경남의 경우 새누리당은  "1-가를 받은 후보들은 96.3%로 당선이 되었고 1-나를 받은 후보는 44.4%로 당선, 1-다를 받은 후보는 27.6% 당선" 되었다다고 합니다. 


같은 새누리당 후보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능력과 관계없이 1-가를 받느냐 1-다를 받느냐에 따라서 당낙선이 완전히 결정" 되었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경남에서는 사람 대신 막대기만 꽂아도 새누리당이면 당선된다고 하지만, 제 아무리 새누리당 후보도 1-다를 받으면 당선 확율이 30%도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2-가와 2-나가 동시에 출마한 곳은 김해와 거제인데 2-가를 받은 경우는 총7명중 6명이 당선이 되어 85%가 당선되었지만,  2-나 7명이 모두 낙선하였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2-나 후보의 당선 확률은 0% 라는 겁니다. 


요약하자면, 경남에서도 새누리당이건 새정치연합이건 상관없이 1-가(96%)를 받거나,  2-가 혹은 2번(85%)을 받으면 당선 확률이 월등하게 높아지는 반면, 제 아무리 새누리당이라도 1-나를 받으면 당선 가능성이 절반(44.4%)도 안된다는 것입니다. 기초의원 출마자들의 기호 프리미엄은 가히 '로또'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남 2-가 84% 당선, 2-나 77.5% 단선


그런데 기초의원 선거의 이런 기호 프리미엄은 결과는 경남만 이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페친 조현근(블로거 펜저의 국방여행)님은 전남의 선거 결과도 같은 방식으로 분석해 놓았더군요. 새정치연합이 우세한 전남의 경우에도 2-가를 받으면 당선률이 84%,  2-나를 받으면 77.5% 2-다를 받으면 52.7% 였다고 합니다.


새누리당이나 새정치연합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유리하거나 혹은 불리하다고 볼 수 없는 서울의 경우에도 이런 차이는 확연하게 드러난다고 합니다. 아니 경남이나 전남보다도 가와 나의 차이가 더 확연하고 분명하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새누리당의 1-가를 배정받은 후보들의 당선율은 무려 99.2%입니다. 그러나 1-나를 배정받은 후보가 당선율은 9.4%에 불과합니다. 무려 90%나 차이가 났다고 합니다. 1-다와 1-라 후보의 당선율은 각각 78%, 100%로 나왔지만 선거구 숫자가 많지 않아 유의미한 비교 자료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서울도 다르지 않았다. 1-가 99.2% 당선, 2-=가 97.4% 당선


새정치연합의 경우도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서울에서 2-가를 받은 후보의 당선율은 97.4%, 2-나를 받은 후보의 당선된 비율은 42%입니다. 2-다와 2-라로 당선된 후보는 없었으며 2-나의 경우 새누리당의 9.4%와 비교하면 당선율이 높지만 2-가와 비교하면 절반도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1-가, 1-나, 2-가, 2-나와 같은 기호는 누가 정할까요? 1번, 2번은 국회의석 수에 따라 새누리당 1번, 새정치연합 2번, 통합진보당 3번 등으로 정해지지만 1-가, 1-나와 같은 순서는 기초의원을 공천한 정당에서 정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공천권을 가진 지역구 국회의원이 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새누리당이건 새정치 연합이건 별로 다를 바 없이 기초의원 공천권을 가진 지역구 국회의원에 의해서 공천과정에서 당락이 결정된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수의 유권자들이 1-가와 1-나의 자질과 능력 차이를 구분하여 1-가를 찍거나 2-가를 찍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기초의원 선거...여전히 공천이 당락 결정한다


새누리당 지지자는 1번 중에 첫 번째 후보(1-가), 새정치연합 지지자는 2번 중에 첫 번째 후보(2-가)에 투표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1-가와 1-나를 받은 후보가 자질과 능력에서 얼마나 차이가 날까요? 그 차이를 구분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아는 창원의 어떤 선거구는 의정활동을 더 잘하였던 후보를 1-나로 공천하여 아슬아슬하게 당선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전체 선거구를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기 때문에 확신할 수는 없지만 아마 이런 식의 공천 때문에 1-나를 받아서 낙선한 후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중요하고도 명백한 것은 1-가와 1-나 혹은 2-가와 2-나는 후보의 자질이나 능력 순서로 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공천할 때 1-가 혹은 2-가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지만 그래서 1-가나 2-가에 반드시 더 좋은 후보를 공천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기초의원 선거 방식은 '기호'가 당락의 결정적인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과거 소선거구제 하에서는 영남과 호남에서는 1번과 2번이 서로 싹쓸이를 하였지만, 서울과 수도권 등 에서는 1명만 뽑다보니 1번이 떨어지기도 하고, 2번이 떨어지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중선거구제 방식은 영남과 호남 뿐만 아니라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1-가와 1-나는 공천=당선 등식이 성립되는 이상한 선거가 되어 버렸습니다. 결국 유권자들이 당락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공천권을 쥔 사람이 당락을 결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특정 기호만으로 당락이 결정된다면 '공정한 룰'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런 비슷한 맹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이번 선거부터 교육감 후보는 기호를 없애고, 투표 용지도 기초선거구별로 순서를 바꿔 인쇄하였습니다. 기호 때문에 당첨되는 '로또 선거'를 막기 위하여 제도를 바꾼 것이지요. 실제로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보면 적어도 교육감 선거는 묻지마 투표가 사라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초의원 선거...교육감 선거 방식으로 바꾸자 !


따라서 '공정한 룰'에 따라 대표자를 뽑으려면, 기초의원 선거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페이스북에 이 자료를 정리해서 올린 조현근님은 '소선거구제'로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습니다만, 저는 좀 다릅니다. 


소선거구제는 영호남에서 특정 정당이 싹쓸이하는 구조로 되돌아 가는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한 대안이 아니라고 보는 것입니다. 대안은 교육감 선거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이 누리고 있는 1번, 2번 프리미엄을 완전히 깨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새누리 1번, 새정치 2번이 아니라 교육감 선거처럼 선거구별로 기호를 추첨하고, 추첨 순서에 따라 새누리당이 1-가와 1-나가 될 수도 있지만, 4-가와 4-나가 될 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추첨 결과에 따라서 새누리당이 호남에서 2-가와 2-나가 될 수도 있고, 영남에서 새정치연합이 1-가와 1-나가 될 수도 있으며, 바로 옆 선거구에서는 새누리당이 1번이지만, 우리 동네에서는 새누리당이 2번 혹은 3번이나 4번이 될 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당공천제 폐지 대신...기호 추첨제, 투표용지 인쇄 순서 공평하게...


이렇게 되면 무소속도 1번이나 2번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새누리나 새정치연합이 국회의석 수에 따라 1번과 2번 프리미엄을 독점하는 구조를 완전히 깨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약속한 기초의원 정당 공천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기호 추첨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당 공천은 폐지 하지 않더라도(장점도 많이 있으므로) 정당과 기호만으로 당선되는 일은 생기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지요. 기초의원 선거구별로 기호를 추첨하고, 교육감 선거처럼 유권자 숫자에 맞춰서 투표용지 순서를 균등하게 나눠서 인쇄하는 경우 '묻지마 투표'를 상당부분 막아낼 수 있을 겁니다. 


대의 민주주의를 만들어 가는 선거 결과가 정당성을 획득하려면 기본적으로 선거 룰이 공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방식의 기초의원 선거는 결코 공정한 룰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공정한 룰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으니 일단 기초의원 선거만이라도 더 공정한 룰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초의원에 출마한 후보자 누구라도 기호 때문에 당선되거나 기호 때문에 낙선하는 방식으로는 공정한 선거라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공정한 선거를 위해서는 다음 지방선거 이전에 반드시 선거법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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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
  1. 도민 2014.06.09 19:3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솔직히 경상도가 전라도보다 더욱 심각합니다.
    전라도는 그래도 무소속이 많이당선 되었는데
    경상도는 무조건 새누리였습니다.
    물론 선거때만되면 지역감정을 등에엎고 당선을
    노리는 사이비 정치꾼들이 있지만 그래도 너무 심한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전라도가 지팡이를 꼿아도 공천이면 당선이라는
    말이있었지만 지금은 경상도가 강아지에게 공천을 주어도
    당선이라는 말이 맞을것 같습니다.
    언제 이런 나라 망할 지역감정이 없어지고 공평한 선거가
    이루어질지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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