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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선 쿠데타가 여전히 혁명이었다

경상북도 구미로 출장을 갔다가 박정희 생가와 박정희 동상이 세워져 있는 기념공원 공사 현장을 둘러보았습니다. 박정희 동상 앞에 서니 가장 먼저 박정희가 죽었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던 날 아침이 기억나더군요. 박정희 죽음을 처음 들었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한 편입니다. 


중학교 1학년 가을 날 아침, 학교 앞 이발소에서 '박정희 대통령'(그때는 대통령이라고 생각하였음)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슬퍼지는 않았지만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제 대통령은 누가 하나?" 하는 걱정이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걱정이었는지 모르지만,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그는 대통령이었고, 조금씩 세상을 알아가면서 대통령이 누군인지 알기 시작할 때부터 그가 죽는 날까지 항상 대통령이었습니다.




중학교 1학년의 걱정...이제 누가 대통령을 하나?


그래서 다른 누군가가 대통령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 일이 없기 때문에 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첫 번째 생긴 의문이 '그럼 누가 대통령을 하나?' 였습니다. 


다음 해가 되었을 때 듣도 보도 못한 대머리 '듣보잡'이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철없는 중학생이었기 때문에 12.12쿠데타니 5.18 광주항쟁이니 하는 사건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도 몰랐고, 대학생이 된 후에야 박정희가 죽고나서 대머리가 대통령이 될 때까지 얼마나 무시무시한 일들이 있었는지 겨우 알게 되었지요. 


박정희를 대통령이라고 부르지 않게 된 것도 이 무렵입니다. 그가 어떻게 권력을 잡았고, 권력을 잡은 후에 장기 집권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탄압하였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지요. 그 후로는 그를 대통령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될 사람이었다고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살아 있는 대통령으로 추앙하고 싶은 노력의 흔적들...


박정희 생가와 박정희 기념 공원을 가보니 여전히 박정희를 살아 있는 인물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입구에 있는 안내판입니다. '박정희 전대통령 생가' 혹은 '고 박정희 전대통령' 생가라고 적혀있지 않습니다. 마치 지금도 대통령이 박정희 인 것처럼 그냥 '박정희 대통령 생가'입니다. 


사실 박정희를 기념하는 생가와 동상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이렇게 표시하는 것을 꼭 틀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아래 다른 사진을 보면 일부러 이렇게 살아있는 사람처럼 표시하였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박정희 기념 공원은 지금 조성중이라고 하는데, 거대한 동상이 먼저 세워져 있습니다. 이명박이 대통령이었을 때 ㅓ1500억원의 예산이 승인되었다고 하더군요. 



동상 주변에는 CCTV도 설치되어 있고, 끊임없이 새마을 노래가 울려퍼지고 있었습니다. 어른키의 2배가 훨씬 넘넘 동상을 쳐다보면 박정희에게 상처 받은 사람들은 지금도 두려운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더군요. 





이곳에선 쿠데타가 여전히 '혁명'이었다


동상 뒤편에 있는 박정희 연보입니다. 이곳에는 1961년 '5.16 군사 쿠데타'를 '혁명'이라고 기록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이곳 기념관 곳곳에 박정희의 치적을 홍보해 놓았지만 그가 왜? 어떻게 죽었는지는 단 한 줄도 기록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박정희를 반인반신으로 추앙하고 싶은 사람들


뒷편에 있는 말 많은 '건립 취지문' 입니다. 박정희를 '반인반신'으로 추앙해 놓은 문구가 떡하니 박혀 있더군요. 박정희를 신으로 모시고 싶은 사람들이 이 동상을 세운 모양이더군요. 


사진에는 없지만 박정희 생일 행사는 마치 부처님이나 예수가 태어난 날 처럼 '박정희 전 대통령 탄신(?) 기념일'이라고 커다란 현수막을 걸어 놓았습니다. 성탄절이나 석탄절처럼 박정희의 생일을 신이 태어 난 날로 하고 싶어 그런 것 같았습니다. 



전남과 경북의 국회의원들이 '국민대통합의 염원을 담아 박정희 생각를 방문한 뒤 기념 식수'를 해 놓았습니다. 국민 대통합은 국회의원들끼리 만나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심지어 대통령이 된 그의 딸이 그 아버지 시대로 되돌리려는 시도를 하는 마당에 '국민대통합' 운운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더군요. 



고박정희에서 '고' 자를 지운 까닭?


박정희 생가 입구에 있는 비석입니다. 1991년 4월 22일에 경상북도 새마을지도자협의회 시, 군회장들이 세운 이 비석에는 '고 박정희 대통령 생가 안내비'라고 씌어 있었는데, 누군가 일부러 '고'자를 지웠습니다. 박정희를 죽은 사람으로 취급하기 싫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작은 기념관에 있는 안내판이나 기록물에도 '고 박정희' 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는 문구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반인반신'의 지도자로 추앙하고 싶은 사람들은 지금도 박정희를 살아 있는 '신'으로 모시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Trackback 0 Comment 1
  1. 참교육 2014.11.14 05: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미쳤습니다.
    이런 꼴을 두고 민주주의니 정의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요?
    부끄러운 자화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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