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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기 힘들다는 허니버터칩 책상마다 놓인 교실

안산 가시면 단원고 꼭 가보세요. 정부합동 분향소에서 참배만 하고 가지 마시고 꼭 단원고등학교 2학년 교실을 들렀다 가시기 바랍니다. 지난 토요일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와 가족대책위를 방문하였을 때, 재욱 엄마의 권유로 두 곳을 더 들렀습니다. 


한 곳은 경기미술관에 있는 대책위 TF 사무실이었는데, 그곳에서 해수부가 만든 특별법 시행령이 얼마나 엉터리로 만들어졌는지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해수부가 만든 시행령은 한 마디로 진상조사 자체를 포기하고, 진상조사 특위를 무력화 시키는 법이라는 것이 가족대책위의 입장이었습니다.(그때만 해도 아직은 비공식 입장이라고 조심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만, 일요일 저녁 대책위 전체 회의를 거친 후에 월요일부터 반대 시위와 행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고 원인에 대한 이야기, 인양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사고의 진실을 밝히는 진상 조사를 방해하는 세력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고, 그들이 바로 사고를 일으킨 범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가족대책위 분들을 만날 때마다 한결 같이 듣는 이야기는 딱 한가지였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왜 죽었는지 알아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경기미술관을 나와 차로 5분 남짓한 거리에 있는 안산 단원고등학교로 이동하였습니다. 단원고등학교 2층과 3층에 있는 옛 2학년 교실은 2014년 4월 16일에 시간이 멈춰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커다란 추모 공간이었습니다. 


책상마다 사진이 놓여 있었고 꽃과 화분 그리고 수많은 사연이 담긴 쪽지와 편지지들이 가득하였습니다. 책상위에 아무 것도 없는 자리는 살아남은 아이들의 자리였고, 책상위에 온갖 추모 물품이 가득한 곳은 모두 작년 4월 16일에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의 자리였습니다. 


그 구하기 힘들다는 허니버터칩이 책상 마다 놓인 교실도 있었습니다. 누군가 반 아이들 모두에게 허니버터칩을 사주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발렌타인 데이에 놓였을 것 같은 쵸콜렛도 있었고 화이트 데이에 놓였을 것 같은 사탕도 있었으며, 빼빼로 데이에 올려놓았을지도 모르는 빼빼로도 있었습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돌아오지 못한 선생님들을 그리워하는 글귀도 정말 많았습니다. 여러 교실에 반아이들과 선생님들이 함께 찍은 단체 사진이 붙어 있었는데, 젊고 고운 선생님들도 교사의 꿈을 못다피우고 떠나신 분들이더군요. 




저희 일행이 단원고 교실을 둘러 보는 동안에 많은 분들이 함께 교실을 둘러보았습니다. 젊은 신부님도 계셨고, 중학생,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도 여러 명이 교실을 차근차근 둘러보았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교실을 둘러보고 있을 때, 재욱 엄마가 단체 사진을 찍자고 하시더군요. 일행들 모두 각자 스마트폰으로 추모 글귀와 교실 풍경을 부지런히 찍었지만 우리 일행 중 누구도 기념 사진을 찍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은 것은 이곳에 와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으로 찍었을겁니다. 


그런데 재욱엄마가 먼저 단체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하셨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같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막상 카메라 앞에 선 일행의 표정이 모두 굳어 있었던 모양입니다. 


재욱 엄마가 한 마디 하시더군요. "아이들도 굳은 표정으로 사진 찍으면 싫어할 겁니다. 괜찮습니다. 웃으면서 찍으세요. 웃어세요" 그러고보니 책상위에 놓인 아이들 사진은 모두 하나 같이 활짝 웃는 사진들이었습니다. 



저희 일행이 단원고 교실을 둘러 보는 동안, 저희를 맞이하여 대책위 할동을 소개할 때는 담담하고 결기 있는 목소리와 표정으로 소개를 해주셨던 아버님 한 분이 단원고에 오셨습니다. 


활동 소개를 마치며 학교에 가면 "우리 아들 한 번 찾아봐 주세요" 하고 당부 말씀을 하셨던 분이 정작 본인은 아들이 있는 교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복도를 서성거리고 계셨습니다. 여전히 아들 교실을 들어가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겠더군요. 


부모님들이 자식들을 마음 편하게 만날 수 있는 길은 모두가 궁금해 하는 '사고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는 것 밖에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죽었는지 이유도 모르는 채 아이들을 땅에 묻을 수도 없고, 가슴에 묻을 수도 없는 것이 그 부모들이더군요. 



저희 일행이 단원고등학교를 떠날 때 재욱 엄마가 하신 말씀이 귓가에 선명합니다.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겁니다. 쉽게 진실이 밝혀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사고를 당하고 지난 1년 동안 아무 것도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죽을 때까지 싸울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단원고등학교를 출발하여 안산을 떠나오는데, 1986년 어느 봄 날 광주 망월묘역을 처음 갔던 날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광주와 망월 묘역의 스산한 기운 그리고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억울한 죽음들을 집단적으로 마주하던 날의 분노와 슬픔이 다시 생각나더군요. 어쩌면 세월호 사고는 2014년에 일어난 또 다른 광주 학살 사건일지도 모릅니다. 























Trackback 0 Comment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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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green 2015.04.02 13: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흘릴눈물조차두 미안하고미안해요..
    다신 이런비극이없는세상에 다시태어나길
    기도합니다

  3. 여우 2015.04.02 13: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가슴이 먹먹하네요...눈시울만 붉어지고...잊지않겠습니다..!!

  4. 미안해요 2015.04.02 13:3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그동안 잊고 있었는데 미안해요. 그냥 너무 미안해요. 잊지 않을께요. 정말 미안해요

  5. 아직 아픔이 2015.04.02 13:4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대통령이랑 새눌당 국회위원 세월호사고자들을 비하하는 벌레들 모두 저곳에 다녀와라
    저곳에 가서도 아무 반성이나 후회 슬픔 아픔이 없다면 더이상 인간이길 포기한 자들이다

  6. 글라라 2015.04.02 13:4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일년이 지났는데도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요...

  7. 라라 2015.04.02 14: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보상금 기사가 뜨자마자 악플이 달리고 있습니다. 그걸 보는 제 마음도 갈갈이 찢어지는 듯 했읍니다. 제3자인 저도 그러한데 유가족들은 인격살인의 수준을 당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는데 돈타령하면 욕하는 그들...진정 그들의 마음이 아니길 빌어봅니다. 그 날 그 사고만 아니었으면 아무일 없는 듯 고3이 되어 공부하고 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나네요.
    부디 잊지말기를...

    • 라라 2015.04.02 14:28 신고 address edit & del

      했읍니다->했습니다 돈타령하면->돈타령한다면서 로 수정합니다.

  8. ssl315 2015.04.02 14:3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내가 할수있는 일이 ..... 눈물흘리는 일 밖에 없으니 미안합니다.ㅠㅠ

  9. 악어 2015.04.02 14: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벌써 일년이네요 . 이렇게 좋은 계절에 ..... 너무 아퍼 마셔요 .

  10. 에카사엘 2015.04.02 16:0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1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책상위에 올려진 국화꽃을 보면 왜이리 눈물이 나는지요....
    이 포스팅을 보는데 때마침 소나기가 내렸습니다...
    이런 글에는 어떤 댓글을 달아야하는지 썼다 지웠다를 몇번이나 반복했네요....

  11. 쪼쪼선생 2015.04.02 17:0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합의금 관련 뉴스가 어제부터 나오더군요.. 3억이라.. 누군가의 목숨값을 책정하는건
    참 어렵고 불편한일지요

  12. 김영남 2015.04.02 18:1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잊지않겠습니다ㅠㅠ

  13. 유가네 2015.04.02 22: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주 관광지네 자식죽은게 벼슬인가 무조건 나라탓 정부탓... 소름이 끼친다. 유가족 내세우면서 대리기사 폭행, 호프집 만행 이런사실이나 규명해라!

  14. 제목 2015.04.02 23:3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제목좀 수정 해주세요 과자 이름이 왜 제목인가요 다른 제목으로 하시는게 낫겠어요

  15. 빈별 2015.04.02 23:5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암요~~ 죽을때까지 싸워야합니다.끝까지 진상규명되야합니다.
    있을수 없는 사고가 난것에대해 정부와관계자는 죽을때까지 사죄하고 진상규명해야합니다.

  16. 빈별 2015.04.02 23:5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부모이기에 남얘기가 아니기에 눈물이 납니다

  17. 엄태일 2015.04.03 08:3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사고원인을 알려면 어떤식으로 참여해야 할까요?

  18. 티스토리 운영자 2015.04.03 11:3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안녕하세요, TISTORY입니다. 이 게시글의 이미지가 4월 3일자 티스토리 앱 카테고리 배경이미지로 소개되었습니다. 항상 좋은 글과 사진으로 활동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9. 이진숙 2015.04.06 08:5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맘이 너무 아프네요~~원인도 모른채 죽어간아이들 이 한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진상규명이 우선입니다!!왜 죽어야만 했는지!!왜 구조 안했는지 꼭 밝혀야합니다!!꼭!!

  20. 미니 2015.04.07 02:2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자체에서 진실규명이 어려우면 세계유수의 전문가팀을 꾸리는건 안될까???

  21. 2015.06.02 00:4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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