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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사람들과 꿈을 키우던 문홍빈

지난 토요일 1년 전 우리 곁을 떠난 동역자 문홍빈 전 안양YMCA 사무총장 순직 1주기 추모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일 때문에 작년 문홍빈 사무총장의 장례에 다녀오지 못해 늘 서운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후배가 함께 간 덕분에 길동무가 되어 주었습니다. 


아침 일찍 마산을 출발하여 서울도서관에서 열리는 권정생, 이오덕, 하이타니 겐지로 전시회를 둘러보고 오후에 안양 상공회의소에서 시작되는 추모 행사에 시간 맞춰 도착하였습니다. 행사장과 순서지만 봐도 안양YMCA 식구들과 안양지역 시민단체들 그리고 고인이 몸 담았던 색동교회 교인들이 살뜰하게 마음을 다해 준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1년 만에 문홍빈 사무총장이 생전에 쓴 글과 자주 하던 이야기들을 책으로 엮어 낸 것이었습니다. 노란색 책 표지만 봐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만, 그의 생각과 마음을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게 된 것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안양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이날 1주기 행사는 문홍빈 사무총장이 몸 담았던 색동교회, 안양지역 시민사회단체, 안양YMCA가 역할과 순서를 나누어 맡아 예배와 추모 행사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평소 문홍빈 사무총장가 인연이 있는 이들이 무대로 나와 그가 남긴 말과 글을 나누어 읽는 시간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문홍빈의 삶과 생각을 담은 유고집 책 제목은 그가 안야에서 일하면서 가장 소중히 했던 <사람 마을 꿈>이었습니다. 문홍빈을 드러내고 그를 기억하기에 딱 어울리는 책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모예배와 추모행사가 열렸던 행사장 무대에 있는 글은 여러 번 보았던 글입니다만, 1시간 30여 분 동안 진행된 예배와 행사 동안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겼습니다. 그는 지금 이 순간 만큼 소중한 것이 바로 '이 공간'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공간은 어떤 사람에겐 내가 사는 마을일 것이고, 또 어떤 사람에겐 내가 일하는 '일터'일 수도 있습니다. 


하울러 문홍빈은 그 삶의 터전을 그냥 물리적 공간으로만 보지 않았습니다. 그는 공간을 '생활'로도 이해하였습니다. 말하자면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터전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생활이 더 없이 소중하고 중요하다는 것이겠지요. 


추억이나 상상에 매달리지 말고 지금 이 순간 내 안의 나와 내 앞의 대상과 함께 지금 이 순간 지금 이곳의 생활이 행복하면 나중의 그 순간과 그 생활들도 모두 행복할 것이라는 겁니다. 수 많은 지금이 모이면 나중도 절로 행복하게 된다는 뜻이겠지요. 


지금 이 순간과 더불어 중요한 것이 

지금 이 공간 입니다.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터전인 생활입니다 

추억도 상상도 아닌

지금 내 안의 나(자아)요

지금 내 앞의 대상입니다

지금 이 순간

이 생활이 행복하면 나중 그 순간

그 생활들도 행복할 것입니다. 

- 문홍빈




<사람 마을 꿈> 뒷 표지에 있는 글들도 여러 사람과 나누고 싶어 옮겨봅니다. 작년 이맘 때 그가 돌연 우리곁을 떠난 뒤로 많을 사람들이 여러 번 함께 읽었던 글들입니다. 


사람, 의미를 더하여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의미입니다.

사람이 소중하게 되면

모든 것이 소중하게 됩니다. 


마을,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합니다.

아이들 손잡고 마을을 어슬렁거리는

어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 꿈 없이 현장에서 일하는 것은

너무 끔찍한 일입니다.

그 길이 쉽진 않지만 동료들과

함께 꿈을 나누고 나니 참 좋습니다.



사람, 마을, 꿈 이라고 쓴 글씨들을 보면 그의 선하고 환한 웃음이 떠 오름니다. 책을 만드는 분들이 그런 마음으로 글씨체를 골랐는지는 알수 없지만 환한 웃음을 머금은 글씨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홍빈의 삶과 생각을 담은 <사람 마을 꿈>은 안양YMCA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추모 행사 후에는 안양YMCA 회관(별관)인 당나귀(당신과 나의 귀중한 만남)에 만든 '홍빈 문고' 개소식이 이어졌습니다. 고인이 된 문홍빈 전 사무총장의 손때가 묻은 책들과 취지에 공감하여 기증해주신 분들의 책을 모아 만든 작은 문고였습니다. 


문홍빈 사무총장과 함께 YMCA 운동을 이야기 할 때면 서로 참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홍빈 문고'에 꽂힌 책들 중에 제 책 꽂이에 있는 책과 같은 책들이 참 많았습니다. 아이들이 자연에서 자라야 한다, 아이들은 놀아야 한다는 이야기들을 담은 책들, 학습과 교육에 관한 이야기들이 담긴 책들이 특히 눈에 띄었습니다. 


문홍빈 사무총장의 뒤를 이어 안양YMCA 사무총작 직을 맡은 후배 김유철은 추모 예배와 추모 행사를 마무리하면서 이제 '희망'을 노래하자고 하더군요. 안양에서 또 전국 여러 곳에서 문홍빈의 사람, 문홍빈의 마을, 문홍빈의 꿈이 그가 정말정말 사랑하던 아이들과 함께 희망으로 살아 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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