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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20개월 진주 남강 수영 대회 완주기

세상에 태어나 반 세기를 살고 나서 난생 처음으로 수영대회에 참가하였습니다. 불과 2년 전만 하여도 실내 수영장 25미터 레인을 겨우 헤엄치는 실력이었습니다. 사실 그동안도 몇 번이나 수영을 제대로 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던 때가 있었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말았었답니다. 


우선 나 처럼 바쁘고 일 많은 사람이 꾸준히 시간을 내서 연습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선입견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체육을 전공한 후배들에게 몇 차례 수영 강습을 받았지만 별로 진전이 없었기 때문에(몸치라는 핀잔만 많이 들었지요) 수영을 더 배우기는 어렵겠다는 두려움 같은 것도 있었습니다. 


YMCA 활동을 하면서 조금씩 그리고 갈헐적으로 수영을 배우기는 하였지만 고작해야 25미터에서 50미터 정도 헤엄치는 수준이었습니다. 장거리 수영을 못하다보니 발이 땅에 닫지 않는 깊은 물에서 수영하는 것은 엄두를 낼 수 없었지요. 수영을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내 한 몸 건사할만큼 제대로 하는 실력은 못 갖춘채 살았습니다.


 

재 작년 가을에 수영을 시작한 것은 아내의 권유 때문이었습니다. 몇 달 전부터 먼저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 아내가 아침 출근 전에 수영을 하는 것이 너무 개운하고 좋다면서 아침 수영을 권하더군요. 아내의 권유가 있었지만 한 두달은 그냥 무심히 지나갔습니다. 그러다가 가족이 함께 수영하러 갔다가 일취월장한 아내의 수영실력을 보고나니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오래전부터 트라이애슬론을 완주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수영이 안 되어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던 터라 이 참에 수영을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차일피일 미루다 재작년 가을부터 1년 후에 있을 통영국제트라이애슬론 대회 참가를 목표로 수영 강습을 받기 시작하였지요.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지 11개월 만인 작년 10월에 통영트라이애슬론 대회에 참가하였고, 수영, 사이클, 마라톤을 제한 시간 안에 무사히 완주하였습니다. 통영트라이애슬론 대회는 바다 수영 1.5킬로미터를 해야하는데 당시 34분에 완주를 하였습니다. 


트라이애슬론 대회에 참가하면서 통영에서 처음 오픈워터 수영을 해보았는데, 수영장에서 느낄 수 없는 자유로움과 해방감 그리고 짜릿함이 있더군요. 하지만 바로 겨울이 왔기 때문에 강이나 바다로 수영을 하러 가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 진주에서 개최된 남강핀수영대회에 다녀온 것입니다.



통영에서 핀 없이 바다 수영 1.5km를 완주해 본 경험이 있어서 큰 걱정없이 준비하고 대회에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진주 남강 수영대회는 처녀 출전이라 아침 일찍 서둘러 출발하여 8시쯤 대회장에 도착하였습니다. 대회장소를 정확히 몰랐기 때문에 행사장에서 좀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는 바람에 많이 걸어다니기는 하였습니다. 


화창하고 맑은 날씨가 좋기는 하였지만 하루 종일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어 힘들기도 하더군요. 남강변에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각 동호회별 천막이 쳐져 있었습니다. 동호회에 속해 있지 않았기 때문에 같은 수영장에 다니는 분들이 있는 <창원시수영연합회> 천막에 같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대회 본부 천막 앞에는 오전 9시 30분부터 개회식이 시작되었지만, 참가 선수들 대부분은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더군요. 제 각각 슈트를 챙겨 입고 대회 출전 준비를 하느라 부산하였습니다. 저는 10시에 시작되는 남자부 첫 번째 경기에 참가하였기 때문에 개회식이 진행되는 동안 슈트를 갈아 입고 몸을 풀었습니다. 


9시 50분쯤 되니 대회 참가자들은 스타트 지점으로 나오라고 하더군요. 이번 대회에는 모두 1500여명이 참가하였는데, 제가 속해 있는 남자 4부(1969~1962년생)가 인원이 가장 많았습니다. 첫 번째로 4부 경기 참가자 300여명이 스타트라인에 모였고 10시 정각에 개회식 마지막 순서로 출발 신호가 울렸습니다. 


통영 트라이애슬론 대회에 나갔을 때 참가자 끼리 부딪히고 서로를 타 넘어 다니는 것을 경험하였기 때문에 스타트라인 맨 후미에 서서 대기하고 있다가 다른 참가자들이 출발하고 난 뒤에 마음 속으로 스물까지 세고 출발하였습니다. 다른 참가자들보다 30초 이상 출발이 늦기는 하였지만 몸을 부딪히지 않아서 편안하더군요. 




남강의 수온을 슈트를 입고 수영하기에 딱 좋았습니다. 실내 수영장에서 슈트를 입고 연습할 때는 너무 더워서 힘들었는데, 강물에 들어가니 시원한 느낌이어서 딱 좋더군요. 스타트 라인을 출발하고 나서는 늦게 출발한 대신에 앞서 출발한 사람들을 드문드문 추월하면서 갈 수 있었습니다. 


핀 수영대회라 통영 트라이애슬론 수영보다는 수월하였습니다. 평소보다 핀이 좀 무겁게 느껴지기는 하였지만 숨이 차지 않을 만큼만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헤엄을 쳤습니다. 처음 참가하는 수영대회라 반환점까지는 무리하지 않고 장거리 영법으로 페이스를 유지하였습니다. 


물속에서 바라보는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오픈 워터의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만끽 할 수 있겠더군요. 반환점을 향해 가다보니 숨을 고르느라 배영을 하면서 쉬는 분들도 있었고, 선두 그룹은 제가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결승점을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앞서 가는 참가자들을 보니 페이스를 높여보고 싶은 욕심도 생겼지만, 일단 완주가 목표였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고 가기로 다시 마음 먹었습니다. 다리 근육에 경련이 나지 않도록 신경 쓰면서 호흡을 고르면서 페이스를 유지하였습니다. 


나름대로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다른 참가자들과 부딪히지 않으려고 애를 썼습니다만, 막상 사람들을 추월하려고 하니 크고 작은 충돌이 생기더군요. 사람을 타고 넘는 사람도 있었고, 오리발을 잡아 채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남강은 파도가 없어 바다보다는 좀 수월하였습니다만, 강이 굽어 있었기 때문에 부표를 보고 수영을 해도 일직선을 유지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굽어진 강을 따라 가야 최단거리를 헤엄칠 수 있는데, 직선으로 가다 꺽어지고 직선으로 가다 꺽어졌기 때문에 실제로는 2km 넘게 헤엄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200미터 남았다는 표지판을 보고 속도를 조금 높였습니다만, 그때는 이미 힘이 빠졌는지 별로 더 빨라지지 않더군요. 막상 결승점에 들어와보니 다리에 힘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수영을 할 때는 전력을 다하지 않고 페이스 조절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체력 소모가 심했던 것 같더군요. 


진행요원들이 건져준 덕분에 쉽게 물위로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혼자서 물위로 올라오는 것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경기가 끝나고 1시간쯤 지났을 때 문자메시지로 기록을 보내주더군요. 36분 24초가 걸렸더군요. 예상보다 저조한 기록이었습니다. 


당초 35분 정도에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었는데 예상보다는 기록이 좋지 않아서 조금 실망스럽더군요. 완주 기록을 받고 보니 힘을 아꼈던 것이 좀 후회스러웠습니다. 35분을 목표로 하고 출전하였지만 내심으로는 34분 정도에는 들어올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남생 처음 진주 남강을 완주하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왔으니 다음 대회는 좀 더 나아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기록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면 변명이 되겠습니다만,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는 것도 좋겠지만 넓은 강에서 탁 트인 하늘과 주변 경관을 보면서 수영하는 즐거움이 참 컸던 것 같습니다. 기록을 단축하느라 애쓰지 않으면서 '오픈 워터'에서 수영을 즐기는 행복을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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