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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근대 문화 유산 거리~ 부러웠다

마산, 군산, 목포는 같은 시기에 개항한 개항도시입니다. 일제 침략과 근대화가 같은 시기에 시작되었기 때문에 세 도시에는 모두 일본인들이 많이 거주하였고 당시 건축물들도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목포는 자세히 살펴 볼 기회가 없었지만 군산의 근대문화유산 거리를 둘러보니, 내가 살고 있는 도시 마산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군산의 근대 문화유산 거리는 일제 시대에 지어진 건축물들을 잘 보존하면서, 그 주변 지역을 비슷한 느낌으로 만들어가고 있더군요. 


근대 문화유산이라고 할 만한 건물들이 외톨이로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 건물 중에도 비슷한 분위기를 갖춘 건물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었고, 사람들의 시선과 발길을 끌기 위한 여러 상점들이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찻집, 까페, 과자가게, 식당들이 있었지만 요란하지 않게 조화를 이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 나절 짧은 시간 동안 군산의 근대문화유산거리를 전부 둘러 보지는 못하였습니다만, 제가 직접 보고 온 이성당 - 초원사진관 - 신흥동일본식 가옥 - 동국사 - 기차마을 - 빈해원 - 근대건축관 - 근대미술관 - 군산세관 본관 - 군산근대역사 박물관을 둘러보면서 거쳐간 마을 풍경은 참 조화롭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옛 건물을 그대로 두고 새 건물을 지어 사용하는 곳도 인상적이었고,  안내 팜플렛이 나와 있지는 않지만 구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 사택 같은 옛 건물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골목길에 있는 작은 슈퍼마켓 앞에서도 사진을 찍게 만들었고, 걷다가 마주친 성당 간판 마저도 비슷한 느낌을 전해주었습니다. 


걷고 싶은 거리, 걸어 다니면 오히려 더 재미있는 거리를 잘 만들었더군요. 한 여름 더위였지만 재미있게 걸어 다닐 수 있었던 것은 아기자기한 볼거리와 이야기꺼리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곳곳에 숨어 있는 추억을 파는 상점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더군요.  


초원 사진관을 지키는 아저씨의 입담과 재치 있는 사진 촬영, 근대역사박물관의 기획전시와 체험형 전시관도 재미있었습니다. 사실 근대역사박물관은 입장료에 비하면 볼거리가 많은 곳은 아니었습니다만, 관람객들에게 '살아 있는 박물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특이 하였습니다. 


전국 어느 박물관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관람객과 출연 배우들이 뒤섞인 공연도 재미있고 인상적이었으면, 영화 세트장 처럼 꾸며놓은 전시관 곳곳에 근대 복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같이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더군요. 




옛것은 모두 낡은 것으로 여기고 오래된 건축물들은 몽땅 없애버리고 새 건물을 짓는 마산과는 여러가지 면에서 비교가 되었습니다. 군산을 둘러보면서 전국 최고 수준의 혹은 세계 최고 수준의 최첨단, 최고급 건축물을 새로 지을 수 없다면, 사람들의 발길이 머물게 하는 것은 오히려 오랜 된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산의 경우에도 군산과 비슷한 근대 건축물들이 없지 않았습니다. 아직 남아 있는 건축물들도 적지 않습니다. 최근에 언론을 통해 알려진 청주공장이나 가포 결핵병원 내의 건축물들도 있었습니다. 아직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한 근대건축물들도 도시 이곳 저곳에 많이 남아 있는 편입니다. 




군산처럼 이런 건축물들을 잘 살려내고 도시재생의 자원으로 활용한다면, 결코 군산에 뒤지지 않을 자원들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군산시가 이런 일에 기울이는 노력에 비하면 마산이나 진해에 있는 근대건축물들은 지방정부로부터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이 모여서 민간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지만, 근대문화유산을 보전하는 활동들은 특성상 적지 않은 예산이 뒤따르는 일들이기 때문에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군산거리를 걷는내내 "마산도 이런 것 쯤은 충분히 할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창원시가 마산이나 진해 같은 근대도시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다른 도시를 흉내내는 방식으로 '도시재생 사업'을 벌이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군산을 둘러보면서 마산의 경우 도시재생 = 상권 살리기로 연결되는 바람에 그야말로 죽도 밥도 안 되고 있는 것이 마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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