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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도 맛있다...수돗물이면 충분하다

제 11회 한국YMCA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 ③ 감포 바닷길 따라 구룡포까지 72km 라이딩


한국YMCA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 라이딩 둘째 날은 울산YMCA를 출발하여 포항시 구룡포청소년수련원까지 약 72km를 달렸습니다. GPS기록만으로보면 총 주행시간은 약 5시간(4시간 56분 19초)이고, 거리는 72.01KM, 평균 속도는 14.6km입니다만, 실제 라이딩은 아침 8시 20분에 울산YMCA를 출발하여 오후 5시 구푱포 청소년수련원까지 약 8시간 40분을 주행한 셈입니다. 


총 주행시간 8시간 40분에는 밥 먹는 쉬간, 휴식 시간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 시간이고, 4시간 56분은 자전거가 멈추어 있었던 시간을 뺀 실 주행 시간입니다. 하루 만에 라이딩이 몸에 좀 더 익숙해졌는지 총 주행거리가 전날에 비해 22km쯤 늘어났는데도 전날보다는 훨씬 덜 힘들어 하였습니다. 


라이딩 둘째 날도 어김없이 오전 6시에 기상을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배낭을 꾸리고 화물차에 배낭을 싣고 아침 간식으로 빵과 우유를 먹고 오전 8시 20분에 울산YMCA를 출발하였습니다. 숙소를 출발하여 아침에 한 구간 라이딩을 마치고 아침 식사를 하도록 일정이 짜여진 날이었습니다. 



왜 밥을 안 먹고 출발하느냐고 묻는 아이들이 참 많았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하루 종일 힘든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은 작은 것도 궁금해하고, 조금이라도 손해보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인지 여러 아이들이 몰려들어 밥은 언제 먹냐고 물더군요.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포항으로 가기 위해 울산시를 벗어 나려면 오르막 구간만 3km인 고개를 하나 넘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울산시내를 벗어나 동해안 바닷길(울산 강동동 방면)로 가려면 무룡터널을 지나야 하는데, 이 터널이 자동차 전용도로였기 때문에 우회하는 길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무룡터널 대신 우회하는 무룡산 고개길은 오르막 구간만 3km인 힘든 코스였습니다. 아침 밥을 먹고 출발하자마자 이 고개를 넘는 것이  몸에 더 부담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구간이더군요. 해발 200미터 남짓한 고갯 길이었지만, 3km 정도 이어지는 지루한 오르막이었지만 이른 아침이라 다들 힘차게 오르막 구간을 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른 아침이라 컨디션이 좋은 시간이었지만 해발 100미터를 지나면서부터는 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하고 속도를 늦추거나 자전거에서 내려 끌바를 하는 참가자들이 늘어났습니다. 결국 오르막 구간의 정상에 도착할 때는 40~50명의 참가자들이 뒤쳐지게 되었습니다. 첫날에 이어 또 다시 '외인부대'가 구성되어 무룡산 고개길을 지나  아침 식사 장소인 옛 강동중학교까지 가는 약 7~8km 구간을 따로 달려야 했습니다. 


전체 대열의 평균속도 보다는 느리지만, 포기하지 않고 완주를 하려는 청소년들이 있기 때문에 '외인부대'는 수시로 만들어졌다 흩어집니다. 울산에서 포항 구룡포청소년수련관까지 72km를 달린 라이딩 둘째 날에도 하루 종일 외인부대가 구성되었습니다. 무룡산 고개길 처럼 길고 지루한 오르막 구간을 지날 때는 40~50명씩 구성될 때도 있지만 오르막 구간의 높이에 따라 10명이 구성될 때도 있고 20명이 구성될 때도 있습니다. 


하루 종일 외인부대를 왔다갔다 하는 아이들은 꾸준히 자기 팀에서 달리는 아이들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전거를 잘 타는 아이들은 자기 팀에서 팀의 평균속도에 맞춰서 무리없이 달리지만, 오르막 구간이 나올 때마다 후미로 뒤쳐지는 아이들은 끊임없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이겨내면서 달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힘든 오르막을 달릴 때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하루 동안 라이딩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오르막 구간을 달릴 때 물었더니 아무도 대답을 해주지 않더군요. 인터뷰 타이밍을 잘못 잠은 것이지요. 그래서 아이들이 힘들게 힘들게 오르막 구간을 다 올라 온 후 '뿌듯한 기분'으로 휴식을 취할 때 다시 물었습니다. 


이구동성으로 나온 아이들의 대답은 엄마 생각도 아니고, 가족 생각도 아니고 딱 한가지 '물' 생각 뿐이었다고 하더군요. 아마 YMCA 자전거 국토순례에 참가한 260여명의 아이들의 가장 큰 소원이 바로 '물을 실컷 마시는 것'일 겁니다. 아이들에겐 하루 종일 마셔도 부족한 것이 물입니다. 


휴식지 마다 물을 나눠주고, 힘든 오르막 구간을 올라가도 물을 나눠줍니다만, 마셔도 마셔도 부족한 것이 물이더군요. 밥을 더 먹고 싶다는 아이들은 많지 않은데 아이들 대부분은 하루 종일 물을 더 달라고 합니다. 갈증이 충분히 해소될 만큼 물을 마시고 난 뒤에도 물욕심을 쉽게 버리지 못합니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보면 금새 또 목이 마르기 때문에 충분히 물을 마신 후에도 물을 더 챙겨 가고 싶어합니다. 




자전거 라이딩을 지도하는 실무자들은 아이들이 자전거 주행 중에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한 손으로 물을 마시다보면 사고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물병을 가지고 자전거를 탈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아이들은 늘 물에 갈증이 남아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가 물을 마시고 싶을 때 물을 먹을 수 없기 때문에 늘 모자란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지요. YMCA 자전거 국토순례에 참가한 아이들은 지금까지 살아 오는 동안 가장 목마른 경험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앞으로 사는 동안에도 지금 이 여름의 일주일보다 더 목마른 시간을 보내는 일은 다시 없을지도 모릅니다. 


물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온몸으로 깨닫고 경험하는 한 주간을 보내고 있는 셈입니다. 이번 한국YMCA 자전거 국토순례에서 청소년들이 마시는 물은 모두 '수돗물'입니다. 평소 집에서 수돗물을 마시라고 했으면 펄쩍 뛰었을 아이들이 여기서 자전거 타는 동안은 수돗물이라고 투정하는 일 따위는 결코 없습니다. 


매일매일 마시는 물이 수돗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라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PET병에 담긴 물을 생수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지금 마시는 물이 '수돗물'이라고 말해주면 처음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수돗물을 마시는 것이 환경을 지키는 일이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지구온난화를 막는 일이라는 설명을 해주면 그제야 고개를 끄덕입니다. 





일주일 동안 자전거 국토순례에 참가한 아이들이 마시는 수돗물만 해도 1만 병이 훨씬 넘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에 10병이 훨씬 넘는 수돗물을 마십니다. 드물기는 하지만 어떤 아이들은 이온음료보다 물이 더 좋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온음료에는 설탕이 많이 들어가 물 만큼 갈증해소가 안된다는 아이들도 있으니까요. 


울산 강동중학교에서 아침밥을 먹고 물을 충분히 마신 아이들은 두 번째 구간 라이딩을 시작하였습니다. 두 번째 휴식장소는 대왕암이 있는 바닷가였습니다. 14~15km 라이딩을 하고 짧은 휴식을 마친 뒤에 또 다시 라이딩을 시작하여, 오후 1시쯤 양포초등학교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양포초등학교는 오래된 학교 숲이 울창한 곳이었습니다. 


아이들과 실무자 300여명이 모두 나무 그늘에서 밥을 먹고 휴식을 할 수 있을 만큼 넓고 좋은 숲이 있는 학교였는데, 방학 중인데도 교장 선생님과 교직원들까지 나와 자전거 국토순례에 참가한 청소년들을 응원하고 격려해주었습니다. 



오후에는 구룡포 청소년수련원을 15km 정도 앞두고 대진리 해병대 부대옆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였습니다. 한 여름 오후 3시 뙤약볕이 내리 쬐는 아스팔트 길을 달리던 아이들이 바닷가에 도착하였는데, 선뜻 바닷물로 뛰어들지는 못하더군요. 


바닷물에 들어갔다 나와서 다시 자전거를 타고 가야 하는 일을 걱정하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절반이 넘는 아이들은 차가운 바닷물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이내 물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숙박지까지 남은 거리 때문에 아이들이 기진맥진 할 때까지 충분히 놀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물놀이 시간이 짧다고 투덜대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오후 4시경에 구룡포 청소년수련관을 향해 다시 출발하였습니다. 마지막 구간 15km를 달리고 포항 구룡포청소년수련관에 도착하였을 때도 아직 한여름 태양은 식지 않았더군요. 숙소에 도착한 아이들이 가장 먼저 찾는 것도 역시 '수돗물'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매일매일 수돗물도 맛있다는 것, 수돗물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체험해가고 있습니다. 



2015년 한국YMCA 자전거 국토순례는 '홈워터' 캠페인과 함께 합니다. 




http://www.homewater.kr/bicycle.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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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2
  1. 이안숙 2015.07.29 12: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매일매일 생생하게 올려주시는 기사 덕분에 집에서도 벅찬 감동을 느낍니다~^^감사합니다
    하루하루가 힘들지만 잘 이겨내고 있는 아이들과 함께 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맨 아래 물들고 가는 아들 모습에 지난 두해동안 보지 못했던 의젓함에 뭉클합니다.
    오늘도 안전 라이딩 기원합니다

    • 이윤기 2015.07.29 21:39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어 힘이 납니다.
      낮엔 자전거 타고...밤엔 글 쓰는 주경야독을 즐기고 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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