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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는 빨간색... 딸기 꽃은 무슨 색일까?


옛날엔 곡식도 찧고 가루도 빻았을 테지만 이젠 쓸모가 다한 돌절구. 마당 한 켠에 놓인 돌절구에 딸기 씨를 심으면 딸기가 자랄까요? 비닐하우스가 나오면서 겨울부터 봄까지 손쉽게 딸기를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만, 딸기 씨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농사를 모르고 도시에서만 오십 년 넘게 살았더니 딸기도 '씨'가 있다는 이야기를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습니다. 비닐하우스 때문에 제철 마저도 없어져 요즘 아이들은 겨울을 딸기 철이라고 알고 있더군요. 실제로 요즘은 딸기 생산이 가장 많이 되는 계절도 겨울입니다. 하지만 비닐하우스가 아닌 땅에 심은 딸기는 봄에 새싹을 틔우는가 봅니다.


책을 펼치니 몇 해 전 남북교류가 활발할 때, 북한에서 딸기 모종을 키워 남한(밀양) 땅에서 키운 '통일 딸기'를 따러 갔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손가락 사이에 딸기를 넣고 살포시 힘을 주면 어쩔 땐 '뽁' 하는 소리를 내고 또 어쩔 땐 '톡' 하는 소리가 나더군요.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지인들과 함께 '통일딸기 수확체험'을 가서 빨갛게 익은 딸기를 소쿠리 가득 담아 나오며 아이들 마냥 들뜬 기분이었던 경험이 있지만, 생태적 감수성이 둔했던 탓인지 한 번도 딸기의 생애를 궁금하게 여기진 않았습니다.


돌절구에 딸기씨를 심었어.

맛난 딸기를 먹을 거야.

잠자던 씨에서 싹이 텄어.

병아리가 나온 날 새싹도 조그만 이파리를 사르르 펼쳤지.

이파리가 푸릇푸릇해졌어. 

돌절구가 좁다고 밖으로 나왔어.

으샤으샤 어디로 갈까?

기는줄기가 여기저기로 기어가.

기는줄기 끝에서 어린잎이 자랐어. 

(본문 중에서)


책의 한 구절입니다. 눈치 빠른 독자라면 여느 동화책과 다르다는 것을 금세 눈치 챘을 겁니다. 아이들 동화책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기는줄기'라는 생소한 어휘가 등장하였지요. '기는줄기'는 고구마, 수박, 딸기처럼 땅 위로 기어서 뻗는 줄기를 말한답니다.


돌절구에 심은 딸기씨...열매 맺을까?


이영득 선생님이 쓴 <새콤 달콤 딸기야>는 "생명의 한 살이를 담은 생태그림책 꾸러미" 중 한 권입니다. 이 그림책은 "흔한데도 관심이 없어 낯선 생명의 한 살이와 그 둘레에서 같이 살아가는 생명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딸기가 몰라보게 번졌어.

둘레둘레 딸기밭이 되었어.

딸기밭에 공벌레가 살아.

지렁이도 살아.

성큼 자란 병아리는 벌레를 잘도 찾아 먹어.

(본문 중에서)


짧은 동화 한 단락에 공벌레, 지렁이, 병아리가 등장하였지요. 곧이어 비 오는 날은 두꺼비가 나오고 귀뚜라미와 잠자리도 등장합니다. 겨울을 보내고 다시 봄이 오면 무당벌레, 거미, 꿀벌 그리고 생소하지만 호리꽃등에도 나옵니다. 딸기가 자라 익으면 사람뿐만 아니라 개미와 무당벌레도 딸기를 먹으러 옵니다.


이처럼 "한 생명이 살아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생태와 성장과정"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해 할 수 있도록 예쁜 그림과 고운 말로 보여줍니다. 꿀벌과 호리꽃등에가 꽃가루를 옮겨 열매를 맺는 과정, 콩알만한 딸기가 대추알만큼 커진 후에 발그레하게 익어 가는 모습을 글과 그림으로 보여준답니다.


이영득 선생님은 "어렸을 때 풀이 무성한 딸기밭에서 익은 달기를 따면 보물을 찾은 듯 설렜"다고 합니다. "딸기 이파리에 조랑조랑 매달린 물방울이 딸기가 먹고 남은 물을 내놓은 거라는 걸, 어른이 되어서 알았을 때 세상문이 하나 열린 기분이었"다고도 합니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돌절구에 심은 딸기가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세상 문이 하나하나 열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짧은 동화 한 편을 읽고나면 어느새 딸기는 여러해살이 풀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뿐만 아니지요. 기는줄기가 퍼지면서 잎이 뿌리에서 나온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그림을 가만히 보면 "딸기 이파리는 작은 잎 세 장이 모여 잎 하나를 이루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글과 그림을 따라 읽다보면 딸기 꽃이 흰 꽃이라는 것도 "꽃잎은 다섯 장이며 드물게는 여섯 장인 것"도 있다는 것도 알게 되지요.




딸기는 빨간색... 딸기 꽃은 무슨 색일까?


맨 처음에 딸기씨를 심다라는 구절이 있었지요. 도대체 딸기 씨는 어디에 있을까요? 딸기 씨는 딸기 겉에 마치 주근깨처럼 콕콕 밝혀있답니다. 그러니 딸기 하나를 먹으면 엄청 많은 딸기 씨를 함께 먹게 되는 거라고 합니다.


동화와 함께 딸기 씨를 심어서 열매가 자랄 때까지 성장 과정도 그림으로 잘 보여줍니다. 호기심이 있는 부모라면 시장에서 사온 딸기에서 씨앗을 빼내 집에서 딸기를 키워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건 딸기 씨를 채종하는 요령까지 알려주지는 않았는데, 인터넷 검색으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더군요.


딸기 키우기, 딸기로 하는 놀이, 딸기로 만드는 먹을거리 소개는 모두 동화와 함께 소개되는 부록이지만 예쁜 그림과 고운 글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딸기는 지금이 제철이고 한 달쯤 지나면 출하가 끝나지요. 아이를 둔 부모님이라면 텃밭이라도 가꾸는 어른들이라면 시장에서 사온 딸기에서 딸기 씨를 골라 내 화단이나 화분에 한 번 심어보시면 좋겠습니다.


화단이나 화분에 심은 딸기 씨가 자라 열매를 맺는 기적(?) 같은 경험을 하게 되면 동화 같은 마음이 다시 자랄지도 모르겠습니다. 딸기 씨를 심지 않아도 이영득 선생님이 글을 쓰고 다호가 그림을 그린 <새콤달콤 딸기야>읽고 나면 틀림없이 그런 마음이 싹을 틔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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