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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먹는 꽃나물 비빔밥은 무슨 맛일까?


이영득이 쓰고 한병호가 그린 <봄 숲 놀이터>


오십 년 넘게 살아오면서 어느 해 보다 보다 몸과 마음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새로 지은 일터에서 보내는 겨울이 따뜻할수록 봄을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도 덜한 것 같습니다. 몸이 추워서 봄을 기다리던 때도 있었지만, 그보단 사람들의 세상살이가 힘겹다고 느껴질 때 봄을 더 간절하게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기다림의 간절함과 상관없이 자연의 봄은 어김없이 우리 앞에 펼쳐집니다. 그리고 그 봄엔 나무와 풀들이 새로운 생명으로 움트고 숲엔 온각 생명체들이 다시 활기를 띠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아이들 마음으로 바라보는 봄 숲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동화 작가 이영득 선생님이 글을 쓰고, 한병호 선생님이 그림을 그린 <봄 숲 놀이터>에는 벌써 봄이 찾아왔습니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봄 숲 놀이터>를 펼치면 '봄'이 마음으로 스며들고 아파트 거실 안까지 따라 들어오게 될 것입니다.


강이, 구슬이, 다람쥐, 토끼, 나비, 오소리, 박새, 멧돼지, 고양이, 여우가 같이 사는 숲에는 봄이 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강이가 뛰어다니는 숲엔

봄이 오면 금낭화가 피고

양지꽃 하나가 폭 터졌어

돌배나무 아래엔 토끼가 공기놀이를 하고

꽃밭엔 나비는 꿀을 따

떼죽나무 아래엔 오소리가 집짓기를 하는데

비목나무를 지나면 초록이끼 가득한 골짝이 나와 

소나무가 나란히 서 있는 초록 굴을 지나면

숲엔 파방파방 꽃봉우리 터지는 냄새가 나고

새잎 돋는 소리도 나"




숲에서 강이, 구슬이, 다람쥐, 토끼, 나비, 오소리, 박새, 멧돼지, 고양이, 여우가 어울려 놀다보니 배가 고팠습니다. 배가 고프면 각자 집으로 밥을 먹으러 가야겠지요. 하지만 봄 숲에 어울려 사는 동무들은 집에서 가져온 재료들로 함께 밥상을 차립니다.


"강이는 집에서 밥을 가져오고

고양이는 큰괭이밥 잎을 뜯어 오고

박새는 산벚꽃을, 

멧돼지는 진달래를 꺾어 왔어.

오소리는 통통한 버섯을 가져왔어. 

버섯 냄새가 훅 났어.

토끼는 어수리 나물을 뜯어 왔어. 

여우는 여우비 내려 피운

무지개 꽃을 가져왔지."


뒤늦게 다람쥐는 복사꽃을 들고 와서 꽃밥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모두들 꽃밥을 먹으면서 "먹기 아까워" "먹기 아까워" 하며 나눠 먹었답니다. 이 대목을 읽다보니 저절로 빙그레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왜냐하면 이영득 선생님이 사람들과 봄에 숲 체험을 가면 밥과 된장이나 양념만 챙겨가서 온갖 꽃과 나물을 뜯어 비빔밥을 비벼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났기 때문입니다. 


봄꽃과 나물을 뜯어 비빔밥을 만들면...


<봄 숲 놀이터>를 읽고 난 뒤에 아이들과 숲으로 나가 봄에 피는 꽃과 나물을 뜯어 꽃밥을 해먹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냥 꽃 밥을 먹어보자고 하면 아이들이 선뜻 나서지 않겠지만, 이영득 선생님이 쓴 <봄 숲 놀이터>를 함께 읽고 난 뒤라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따라나설게 분명합니다.


숲에서 솟아나는 재미있는 상상력은 산벚 나무로 가로등을 켜기도 합니다. 산벚 나무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머지않은 봄 날 산벚 나무 가지가 가로등을 닮았는지 살펴보아야겠습니다.


"길모퉁이를 도는데 산벚 나무가 오늘 밤 숲길을 밝히는 등으로 뽑혔다며 꽃가지를 차르르 흔들었어."(본문 중에서)


숲에는 가로등도 당번을 정한다고 하니 다른 날은 산벚 나무 대산 다른 꽃이나 나무가 숲길을 밝히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숲속 동무들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 빨갛게 노을이 질 때까지 함께 그네를 타고 놉니다.


<봄 숲 놀이터>는 산림청 개청 50주년 기념 도서인데,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2017년 최고의 출판사 상을 수상한 보림출판사와 산림청이 공동기획하여 만든 어린이 동화책입니다.


작가 이영득 선생님은 겨울 동안 제주도로 이사를 갔습니다. 숲에서 노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하는 이영득 선생님이 봄부터 제주 숲을 다니며 새로운 숲속 동무들을 사귀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머지않아 제주의 숲을 담은 예쁜 책이 나오리라 기대됩니다.




봄 숲 놀이터 - 10점
이영득 지음, 한병호 그림/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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