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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자전거2]밥 먹고, 잠 자고 그리고 자전거 타고 임진각으로

"통일로! 가자! 가자! 가자!"

힘찬 구호를 외친 후에 마산역 광장을 출발하여, 620㎞ 대장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출정식을 진행하는 동안 적잖게 지루해하던 아이들이었지만, 막상 출발은 앞둔 아이들의 모습에는 약간의 긴장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안전한 종주를 위하여 큰소리로 "대열 정비" "브레이크" "출발"하고 로드가이드들이 외치는 소리를 반복해서 외쳤습니다.

8월 6일 오전 9시 40분, YMCA 회원들과 시민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임진각까지 6박7일의 자전거 종주를 위한 첫 페달을 힘차게 밟았습니다. 마산역 광장을 출발하는 내리막길을 따라 경쾌하게 60여대의 자전거가 긴 줄을 만들며 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첫번째 오르막, '로드 가이드'는 바쁘다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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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쯤 지났을 때, 첫 번째 큰 오르막길을 만났습니다. 창원에서 동읍 방향으로 넘어가는 동전검문소가 있는 고갯길에서 아직 자전거 기어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이 하나둘씩 처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얼마 못 가서 10여명이 아이들이 자전거에서 내려 걷기 시작했고, 처지는 아이들을 챙겨야 하는 '로드 가이드'들은 대열의 앞뒤를 오가면서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힘겹게 포기하지 않고 페달을 밟는 아이들을 격려하는 "화이팅" "다 왔다" "조금만 힘내라" 외치는 소리, "삐비비 빅빅~ 삐비삐 삑삑~" 하며 호각과 휘슬 부는 소리. 자전거 타기를 포기한 아이들의 자전거를 트럭에 싣고 구급차에 아이들을 태우는 지도자들. 오르막길을 만날 때마다 긴장과 분주함이 가득하였습니다.

로드 가이드 선생님들이 여러 번 자전거 사용법을 설명하였지만, 기어가 달린 자전거에 익숙하지 않은 오르막길을 만나도 다리에 힘만 주면서 달리거나, 페달 밟는 다리에 힘을 조금이라도 더 보태려고 일어서서 달려보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오르막길을 만날 때마다 옆에서 로드 가이드 선생님들이 외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기어 바꿔, 기어 바꿔", "오른쪽 기어를 몸 쪽으로 당겨, 몸 쪽으로 당기면 쉽게 올라갈 수 있다."

바로 옆에서 선생님들이 큰소리로 기어 변속을 독려하지만, 아이들은 익숙하지 않은 지 기어를 앞으로 밀었다 당겼다 해보지만 자전거가 마음먹은 대로 잘 움직여주지 않습니다.

왜 이 길을 달리는지 아이들은 언제 알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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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에서 진영을 지나 김해까지 40여㎞를 달리면서 서너 차례 언덕길을 만날 때마다 아이들은 많이 힘들어하였습니다. 이마에 가득 맺힌 땀방울들처럼 아이들은 비로소 내가 무슨 일을 시작하였는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시작하는 듯이 보였습니다.

2006년 평화종주단 활동을 기록한 영상에는 이런 글귀가 있었습니다. "종주가 끝날 때 쯤 되어서야 내가 왜 달리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구요." 아이들이 달리는 이유를 알 때쯤이면 종주가 끝난다는 것이지요.

"선생님! 얼마나 더 가야 되죠?"
"아까 저 고개만 넘으면 된다고 했잖아요?"
"아, 힘들어(~~ 헉 ~ 헉)."

아직 자전거 타기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의 불만섞인 질문들이 이어집니다.

김해 시내 진입을 앞둔 마지막 언덕길을 넘어서 연지공원으로 향하는 내리막길을 달릴 때는 로드가이드 선생님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립니다.

"자 ~ 다 왔다. 여기 내리막길만 내려가면 점심 먹고 쉬었다 간다."

내리막길도 반가운데, 목적지에 다 왔다는 이야기는 아이들의 표정을 금세 밝게 만들어줍니다.

김해의 명소인 연지공원에 도착한 시간은 낮 12시 45분! 첫날 오전의 첫 번째 구간이라 예상시간을 조금 넘어 도착하였습니다.

연지공원 건너편에 있는 식당에서 설렁탕으로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시장이 반찬이었는지 점심식사를 하는 동안 음식 맛을 탓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운동량이 많기 때문인지 아이들은 대부분 밥을 잘 먹었습니다.

김해 연지공원에는 회원들과 시민들 그리고 100여명의 김해YMCA 어린이 회원들이 나와서 '청소년 평화종주단'을 환영해주었습니다. 김해에서 개최된 평화종주단 환영식에서는 김해시·김해시의회에서 각각 통일자전거 성금을 전해주었으며, 김해YMCA는 8월 5일 현재까지 모금한 자전거 50대(500만원)를 평화종주단에 전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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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환영식 때는 어린이들이 북한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적어서 평화종주단에 전해주었습니다. 아이들이 쓴 편지에는 "우리가 보내주는 자전거 타고 재미있게 놀아라, 나중에 만나서 즐겁게 함께 놀자"라는 이야기들이 씌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쓴 평화종주단에 전달할 때 많은 카메라가 동시에 셔터를 눌렀습니다. 북한친구들을 생각하는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기발한 선물에 많은 어른들이 감동하였습니다.

"북한 친구들아, 나중에 함께 자전거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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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김해 연지공원을 출발한 평화종주단은 오후 3시 경기장주유소, 오후 4시 부산정보대학 앞에서 휴식을 취하고, 오후 6시 해운대 반송복지관에 도착하였습니다.

김해를 거쳐 부산으로 오는 길은 시내 구간이라 매연이 심하고, 함께 달리는 자동차들이 많아 복잡하기는 하였지만, 가파른 오르막길은 없어서 오전에 비하여 여유 있는 '라이딩'을 할 수 있었습니다.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 것은 아침나절에 비하여 아이들의 기어 조작도 능숙해지고, 자전거를 타는 요령에 익숙해진 탓이었을 것입니다. 함께 자전거를 타는 친구들, 선생님들과도 조금씩 익숙해지는지 휴식시간에는 이야기도 나누고 장난도 치는 여유도 더러 눈에 띄었습니다.

부산YMCA 환영식은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와 같은" 시원하고 달고 맛있는 자두와 음료수를 먹으며 시작되었습니다.

배고프고 목마른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선 채로 자두를 서너 개씩을 먹어치웠습니다. 세 소쿠리에 수북하게 쌓여있던 자두가 게눈 감추듯 없어졌습니다. 적당히 배고픈 시간에 시원하게 냉장고에 보관되었던 자두를 먹게 되자, 하루 종일 밥만 먹고 지냈던 아이들은 너무나 반가워하였습니다.

사실, 평화종주단의 일정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밥 먹고, 잠자는 시간을 빼면 대부분 시간은 자전거를 타거나 휴식시간입니다. 그리고 방문 도시마다 간략한 환영식과 통일자전거 모금액을 전달받는 행사를 갖게 됩니다.

종주 첫날에만 출정식과 두 번의 환영식을 거쳤기 때문에 아이들은 금세 행사에 익숙해졌습니다. 아직은 자신들이 자전거로 전국을 종주하면서 모으는 '통일자전거'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인 듯 합니다.

*** 이 글은 2007년 8월 6일부터 12일까지 6박7일 일정으로 진행한 YMCA 통일자전거 종주 참가기로 당시 오마이뉴스에 기사로 연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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