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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촉용 부채로 에어컨과 선풍기를 대신할 수 있을까?

최근 창원시는 공무원부터 에너지 절약을 솔선수범하자는 취지로 부채 1만개를 만들어 시 공무원과 다른 기관에도 나눠주고 있다고 합니다. 시 산하 모든 공무원에게 배부해 사무실에서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도록 하고, 각 읍면동 주민자치센터와 관내관계기관을 통해서도 배포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창원시뿐만 아니라 매년 여름이 되면 에너지절약을 강조하는 각종 캠페인용 부채와 이동통신 회사를 비롯한 여러 기업체에서 제작하는 판촉용 부채에 이르기까지 플라스틱을 원료로 만든 많은 부채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단체 사무실에는, 어느 해 여러 단체와 기업에서 판촉용으로 제작해서 회원들에게 배포하라고 보내준 부채가 여름이 다 지날 때까지 남아 처치 곤란이었던 적도 있습니다.

여름철만 되면, 각종 캠페인과 홍보판촉물로 제작되는 플라스틱 부채가 과연 더위를 쫓을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과연, 이 플라스틱 부채를 받아서 에어컨과 선풍기를 대신할 사람이 몇 사람이나 있을까요? 이 도시의 어느 곳에 가면 에어컨도 없고, 선풍기도 없어서 부채만으로 더위를 쫓아야 하는 곳이 있을까요?

혹은 대부분 도시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에어컨도 없고, 선풍기도 없어서 부채를 부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는 한 해 여름동안 과연 몇 번이나 있을까요? 방송을 들으시는 청취자들께서는 지난여름에 홍보, 판촉물로 받은 플라스틱 부채를 과연 몇 번이나 사용하셨는지요?

이번에 창원시에서 만든 부채는 1만 개를 제작하는데 시 예산 480만원을 지출하였다고 합니다. 창원시 전체 예산을 놓고 보면 480만원은 큰돈도 아니고, 개당 480원에 제작된 단가도 낭비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부채 제작비용은 고작 480만원이라 하더라도 부채의 효율성 부분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대목입니다. 창원시가 제작 배포한 부채로 인하여 절감되는 에너지가 과연 부채 1만개를 제작하고 운반하여 창원시에 납품 하는데 까지 들어간 에너지와 일선 공무원과 주민자치센터 그리고 관계기관에 부채를 배포하는데 소비된 에너지의 양 보다 많을까요?

그리고 또 이 플라스틱 부채들이 재활용되거나 폐기처분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또 얼마나 들까요? 저는 부채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발상에 확신이 생기지 않습니다.

이미 대부분 사람들은 바람이 없으면 선풍기를 틀지 부채를 부치지 않습니다. 온난화로 더워진 도시의 온도와 바람은 부채로 더위를 시켜줄 수 없어진지 오래입니다. 제 생각에 부채 바람으로 더위를 시킬 수 있는 곳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복사열이 없는 시골에서나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한 여름에 부채 하나 나누어주는 것도 잘못이라는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에너지 절약을 강조하는 여러 기관과 단체 그리고 기업들이 우후죽순으로 제작해서 배포하는 여름 판촉물 ‘부채’가 별로 실효성도 없을 뿐 아니라 지나치게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단지 제작비가 싸기 때문에 대량으로 부채를 제작해서 마구잡이로 시민들과 소비자들에게 배포하는 현재의 캠페인과 판촉 마케팅 문화를 다시 한 번 돌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여름철 에너지 과소비의 주범은 에어컨입니다. 부채 수만 개를 배포해서 제작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공건물과 대형유통업체와 같은 에너지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곳에서 말로만이 아니라 정말로 적정 냉방온도를 유지하는 실천이 절실한 때입니다. 작은 실천만 자꾸 강조하지 말고, 큰 실천부터 먼저 살폈으면 좋겠습니다.


*** KBS 창원 라디오 '생방송 경남' 시민기자칼럼 6월 24일 방송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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